폭싹 속았수다 2

2화

by 사주 수다


처음 그녀의 남편에 대해 말한 건 동네마다 다니면서 몇 푼의 돈을 받고 사주를 봐주는 사주쟁이였다고 한다.


당시 사주쟁이가 오면 온 동네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 그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사주를 봤었다. 특별할 것이 없던 산골 동네에 사주쟁이의 방문은 아주 큰 이벤트였다.


수줍은 계집아이였던 그녀도 아버지 손을 잡고 사주쟁이 앞에 앉았다.


“허참, 이거 참.”


사주쟁이는 몇 번 탄식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따님이 참 똑똑하고 좋습니다. 하지만 결혼은 시키지 마십시오. 품에 안고 사셔야 합니다. 사주에 있는 신랑이 아주 고약한 놈이니 꼭 따님을 품에 안고 놓으시면 안 됩니다.”


그날 아버지는 사주쟁이에게 산골에서는 귀한 쌀을 추명값으로 듬뿍 어깨에 얹어주었다.




두 번째로 그녀의 남편에 대해 말한 건 아버지 집에 시주를 받으러 왔던 스님이었다.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 아버지가 귀한 달걀과 쌀을 아낌없이 시주하자 스님이 먼저 물었다고 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딸아이가 결혼을 하겠다고 남자를 데려왔는데 아무리 봐도 멀쩡한 놈같지가 않아서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혹시 그 남자 생년월일은 아십니까?”

“네, 궁합을 본다고 일단 받아두었습니다.”


아버지에게서 남자의 생년월일시를 받아 든 스님은 품에서 낡은 만세력을 꺼내 사주팔자를 풀었다.


그러더니 고개를 설래설래 저었다.

“아버님, 이놈은……”




“……미친놈입니다.”


내가 맨 처음 남편의 사주를 보자마자 한 첫마디였다.


“미친놈이에요. 완전 정신이상. 만일 이런 사람이 조금이라도 깡이 있었으면 이미 감옥에 갔을 겁니다. 또는 지금보다 더 소심했으면 정신병원에 입원했거나, 길 가다가 맞아 죽어서 무덤에 있을 겁니다. 미친놈이긴 한데 뭐랄까요... 알맞게 미쳤다? 집안에서만 미쳤다? 그런 사람입니다.”


상담실 안이 조용해졌다.

의정부에서 단체로 같이 오신 손님들이 삼삼오오 섞여 떠들다가 책상 너머로 들려오는 말에 조용해진 것이다.


“다음에 혼자 다시 오세요. 손님은 이렇게 볼 것이 아니라 저와 깊이 얘기를 나누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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