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아버지의 반대는 격렬했다.
스님의 마지막 말이 아버지를 그토록 반대하게 만들었다.
“잘못하면 이놈에게 따님 맞아 죽습니다.”
그녀는 아버지의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막둥이였고, 고명딸이었다. 그런 딸이 맞아 죽는다는 데 어느 아버지가 가만히 있겠는가?
“그놈이랑 한 번만 더 만나면 넌 내 딸이 아니다!”
방안에 그녀를 가두면서 아버지는 소리쳤다. 그것이 딸을 향한 피맺힌 절규였음을 그때 그녀는 알지 못했다.
“꼭 로미오와 줄리엣인 것만 같았지. 방 안에 갇혀서 못 만나니 어쩜 그렇게 더 애틋하던지……”
그래서 어느 날 밤,
그녀를 몰래 데리러 온 남자의 손을 여자를 덜컥 잡아버렸다.
남자의 거칠고 차가운 손을 두 손으로 꼬옥 잡고 그녀는 멀리멀리 달아났다.
아버지가 뒤에서 딸의 이름을 부르고 또 불렀지만 그녀는 두귀를 막고 모른 척 밤길을 달렸다.
아버지의 명을 받은 오빠들이 온 사방을 뒤져 그녀를 찾아냈을 때는 이미 모든 일이 끝나있었다.
“그것은 강간과 다를 바가 없었을 겁니다. 남편의 사주에는 성과 폭력이 함께 있으니까요.”
손님은 그때의 고통이 기억 속에 스쳐 지나간 듯 눈을 깊게 주름지었다.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엉엉 우는 내 입을 주먹으로 때리더군요. 그놈을 밀어내려고 발버둥 치다가 그대로 정신을 놓았습니다.”
그녀의 오빠들은 하나밖에 없는 막내동생이 벌거벗겨 진채로 밭 옆에 버려진 듯 누워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피야, 피다!”
달려온 첫째 오빠는 여동생의 다리 사이에서 줄줄 흘러나오는 피를 보았다.
윗도리를 벗어 막아보았지만 오빠의 셔츠는 금세 빨갛게 물들었다.
그녀는 시체처럼 하얗게 질린 채 움직일 줄 몰랐다.
다른 오빠들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남자를 찾아내어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뼈가 몇 군데 부러졌다고 했어요. 하도 심하게 때려서 죽을까 봐 동네사람들이 말렸다고.”
손님은 씁쓸하게 웃었다.
“차라리 그때 그냥 죽여버릴걸……”
“그때는 남편분이 죽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나의 말에 손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수족이상이 되었겠지요. 어디 보자…… 이 사주는 몸의 균형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그러니 아마도 절음발이가 되었을 겁니다.”
남자는 다리가 부러진 채로 동네에서 쫓겨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다시 돌아왔을 때, 그는 영원히 무릎을 구부리지 못하는 몸이 되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