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4

4화

by 사주 수다


여자의 정신이 다시 돌아오고,

그녀는 옆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탕약을 달이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다.


다행히 그녀의 찢어발겨진 몸속의 여린 살들은 어머니가 달여주는 탕약을 먹으며 차곡차곡 나아져갔다.




그저 사고였다.

동네 최고 부자의 막내딸이 어린 마음에 벌인 작은 사건이었던 거다.


착한 동네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의 입단속을 하며 그렇게 모든 것은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임신을 하셨지요?”


그녀의 배가 점점 불러왔다.


손님은 내 앞에 놓인 자신의 사주팔자가 너무도 아린 듯 손으로 쓸어내렸다.

꼬옥 감은 두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두 방울 흘러내렸다.




아버지는 몇 달 동안 입을 굳게 닫고 생각에 잠기셨다.


그리고......

동네사람들의 입단속만으로는 더 이상 소문을 막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소문은 산을 넘고, 길을 건너 큰오빠의 사돈댁까지 들어갔다.


난리가 났다.


사돈댁에서 당신의 딸을 찾으러 당장에 달려왔다.

이런 못돼 먹은 집안 하고는 얽힐 수가 없다 했다.

작은 오빠의 혼사까지 막힐 지경이 되었다. 아버지의 거래처가 한순간에 끊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아버지는 결단을 내리셨다.



몸서리가 치도록 하늘이 맑고 예뻤던,

그러나 공기는 칼날같이 차가웠던 어느 가을날,


아버지의 명으로 오빠들과 동네사람들이 남자를 찾아왔다.

다리병신이 된 남자에게 아버지는 딸을 내밀었다.


“데려가라.”


어머니가 싸준 작은 보자기 하나를 들고 그녀는 남자의 손을 다시 잡을 수밖에 없었다.


“너는 이제 내 딸이 아니다. 너는 우리 집안사람이 아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마라.”



그녀의 운명이 어둠으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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