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오래된 손님과의 상담에서,
때로 명리학자는 그 사람의 인생 한 부분이 되기도 한다.
아주 오랜 기간 동안 함께한 손님과의 마지막 상담을 마치고 그분도 나도 한동안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애정으로, 존경으로, 연민으로,
큰 파도, 작은 파도를 넘으며 함께해 온 세월만큼 그분도 나도 서로의 인생의 한 부분이 되었다.
“선생님.”
“네.”
“요즘 글을 쓰신다지요?”
쿨럭……!!
커피를 뿜을 뻔했다.
누구냐......?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는 사람이?
“OO 씨한테 들었습니다.”
아, 다른 단골분…….
아마 잘은 모르겠지만, 무언가 ‘단골 친목 단톡방’ 같은 것이 나 모르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선생님, 제 이야기도 써주시겠어요?”
“……네?”
“선생님만큼 제 이야기를 오래 들어준 사람이 없으니 선생님이 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나는 어리석어서 이렇게 살았지만 너희들은 그러지 말아라.라는 의미로요. 내 인생을요.”
아무리 인생의 한 부분을 서로 공유했다 해도 대중이 있는 곳에 그 사람의 이야기를 쓰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다.
“그건 좀……”
거절하려고 했다.
그러자 단골께서 먼저 말을 꺼내셨다.
“요즘 아가씨들은 안 참는다 하데요. 남편이 때리면 같이 싸우고 이혼한다고. 나는 결혼생활 내내 맞았는데.”
“……”
“그래도 선생님 만나서 중간에 좋은 시간도 있었어요. 그때 만난 친구들이 지금 많은 힘이 되어주고 있어요.”
주름진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난 이렇게 살다 죽지만 혹시 알아요? 누군가 나와 비슷한 인생을 살고 있다면 내 이야기를 듣고 다시 자신의 인생을 생각해 볼지.”
“……많은 사람들이 볼 거예요. 괜찮으시겠어요?”
“그런 건 괜찮아요. 사실은 누군가 아무나 붙잡고 얘기하고 싶어요. 나 이렇게 살았다고. 너무 멍청해서 이렇게 살았다고. 그러니까 꼭 좀 써주세요. 너희들은 이렇게 살지 말라고도 해주세요.”
그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