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나는 80년대생이다. 회사에는 90년생이 제법 있다. 이제 소비의 주체도 80년대생에서 90년대생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나도 얼마 전까지는 유행에 빨리 반응한다고 (나름)생각했는데 이제는 어떤 유행이 워낙 빠르게 왔다 가고, 유튜브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크리에이터들이 탄생하고 사라지니 유행을 따르기가 쉽지 않다. (또르르) 세상에 탄생한 콘텐츠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10대와 20대, 그 중에서 곧 우리와 마주하게될, 마주하는 중인 90년대생은 어떻게 생각하고 왜 그런 것들을 소비하고, 미래에 무엇을 바라는가 궁금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변하고 있다. 나는 그들과 함께 변하고 있는가?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까지는 했는데, 과연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ㅠ
<한겨레> 인터뷰에서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두어라"라는 촌철살인으로 화제가 된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은 오늘날이 '먼저 안 게 오류가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농경사회에서는 나이 먹을수록 지혜로워지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지혜보다는 노욕의 덩어리가 될 염려가 더 크다는 겁니다"라며, "지금은 경험이 다 고정관념이고 경험이 다 틀린 시대입니다. 먼저 안 건 전부 오류가 되는 시대입니다. 정보도 지식도 먼저 것은 다 틀리게 되죠"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과거 경험이 이젠 판단의 기초 혹은 가르침의 근거가 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위 얘기랑은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요즘은 너도나도 강연자가 되길 희망한다. 입만 나불거리면 돈이 되기 때문이다. 근데 그들 중 대다수는 옛날 자신의 기억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심지어 유명한 몇몇 사람들은 자기 강연에 2015년~2016년대 얘기를 하고 있더라. 특히나 현재가 중요한 마케팅 강연에서. 요즘은 '최신 업데이트'가 얼마나 빠르냐가 세상을 좌우하는 시대인데 말이다. 한심. 몇몇을 콕 찝어 얘기하고 싶은데 말이다.
사람들은 빠르게 웹사이트를 훑어보는 데 일정한 F자 형태를 보였다. 필요한 정보만 얻기 위해 머리 부분만 제대로 읽고 중간은 듬성듬성 내려 읽는 것이다.
나의 경우도 요즘은 (특히 인터넷 기사에서) 제목과 앞의 몇줄을 읽고 바로 댓글로 넘어간다. 굳이 그 긴 이야기를 읽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예나 스포츠같은 굳이 열심히 읽지 않아도 되는 것들.. 기자들이 쓰는 기사의 질도 많이 떨어졌거니와 댓글에 가면 기사 이야기를 해주니 굳이 그 긴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 (사실 기자가 쓰는 글이 길진 않다..ㅋ)
그는 "가만히 앉아서 첫 장에서 마지막 장까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도 못하거니와 웹을 통해서는 필요한 모든 정보를 더 빨리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온라인에서 "능숙한 사냥꾼"이 되는 법을 배우면 책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장 일단이 있다. 책에 있는 정보는 정제된, '비교적' 믿을 수 있는 정보라고 한다면 인터넷에서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하고, 사람들이 대충 떠들고 아니면 말고식의 정보가 많이 있다. 책에서 '정보'를 얻고, '사실'을 인터넷에서 얻는 것이 지금 나는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 매체와 소셜미디어는 기본적으로 반응 미디어라는 점이 하나의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는 시청자가 화면으로 보고 바로 반응하도록 한다는 의미다. 니콜라스 카가 이야기했듯이 이와 같은 반응미디어는 그들의 뇌를 바꾸고 생각을 증발시켜버렸다.
인터넷 미디어는 항상 그것에 대한 사실 여부를 검증하고 내 스스로 필터링해서 들어야만 한다.
특히 검색엔진은 종종 우리가 찾는 내용과 연고나이 있는 문서의 일부분이나 키워드를 보여주며 우리의 관심을 끌지만, 저작물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근거는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니 웹에서 검색을 하면 숲을 보지 못한다. 심지어 나무조차도 보지 못한다. 잔가지와 나뭇잎만 볼 뿐이다.
검색엔진의 한계라고 해야할까? '알고리즘'이라고 불리우는 검색엔진의 DNA속에서 내가 필요한 것 보다는 검그 '알고리즘'에 맞는 것들만 보여주다보니 내가 원하는 정보의 파편들만 계속 수집하게 된다. 그리고 불필요한 중복정보까지 포함하여.
노스웨스턴대학교 그룹은 2005년 <Annual Review of Sociology>에서 우리의 독서 습관에 있어 최근의 변화들은 '대중적인 독서의 시대'가 우리 지적 역사에 있어 짧은 '예외'였음을 암시한다고 썼다.
인터넷이 불러온 짧은 예외 ㅋㅋ
80년대생 이전의 세대들이 소위 '삶의 목적'을 추구했다면, 90년대생들은 '삶의 유희'를 추구한다.
1980년대까지는 비범한 인물의 성공 스토리가 공감을 얻어냈다면, 2000년 이후는 패배의식을 지닌 청년들의 정서를 반영하는 병맛개념이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80년대생들은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었고, 지금 세대들은 힐링과 자기 삶을 즐김, 퇴사를 종용하는 책을 많이 읽는다.
매슬로는 말년에 인생 최고 경험을 '자기초월', 즉 자아보다 더 높은 목적을 위한 삶에서 찾았으며, 본인이 종전에 최고 수준의 욕구로 꼽았던 자아실현이 사실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고 한다.
이들은 스스로를 어떤 세대보다 자율적이고 주체적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갈 것이다.
'생각하고'
"젊은 세대를 믿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믿는 것"
각종 인사 제도를 통해 소통과 수평적인 문화를 장려했다. 인터넷 시대에는 젊은 감각이 필요하다며 임원진의 연령대를 30~40대로 꾸준히 유지하는게 대표적인 예다.
젊은 생각을 해라, 2030 타겟에 맞춰 마케팅하자. 라고 하지만 정작 의사결정자들은 그들이 아니다. 항상 아이러니하게 생각해온 것이다. 의사결정자들은 타겟과 동일한 사람이여야만 한다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장융 알리바바그룹 CEO는 "많은 사람들이 바링허우가 문제다, 쥬링허우가 문제다라고 하는데 이 세대들한테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우리다. 그들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보내는게 우선이다"라고 언급했다.
항상 나이 많은 사람들은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 쟤네들은 문제라고만 얘기한다. 믿어본 적은 없다. 근데 내 밑에 사람들이 있으니 믿기가 쉽지는 않더라 ㅋㅋㅋ
오늘날의 충성심이란 것은 "첫째가 자기 자신과 미래에 대한 것, 둘째가 자기 팀과 프로젝트에 대한 것, 마지막이 회사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 원래 이래야만 했었지 않았을까?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부품 및 컴퓨터 용품 유통업계인 애로우 일렉트로닉스는 직원 개발을 가장 핵심적인 연구 분야로 정했다. 그들은 모든 직원들이 입사 후 1년이 지났을 때와 7년이 지났을 때에 10주간의 안식 휴가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그들은 직무 담당자가 안식 휴가를 보내는 동안, 그 직무에 잠재력이 많은 직원을 배치했다. 또한 이러한 확장된 경험을 통해 최대한의 학습을 이끌어 내려는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그냥 부러워서
조직학의 대가 아미타이 에치오니가 지적했듯 사람들은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의사결정을 방어적으로 회피하거나 필요 이상의 정보를 수집하며 시간을 끄는 경향이 있다. ~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격언이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나쁜 의사결정은 없다'라는 격언을 압도하는 것이다.
최악 - 야근을 하는 주범
'사회적 태만'은 협업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개인별 노력의 최대량이 줄어드는 경향을 말한다.
그렇군
그들은 자라오는 동안 즉각적으로 만족하는 습관을 들였다. 만약 원하는 제품이 필요하면 기다릴 필요가 없이 아마존에서 상품을 주문해 바로 받아 볼 수 있고, 원하는 TV프로그램이 있으면 인터넷과 넷플릭스로 즉각 시청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왔다. 모든 것을 기다릴 필요 없이 즉각적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는, 반응을 보이는 콘텐츠는 짧고 명확하고 재미있는 것이라고 하더라. 왜 그럴까?는 잘 알려주지 않는다. 물론 성공한 콘텐츠들의 수치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긴 하지만. 아무튼, 90년대생이 왜 짧은 것을 좋아하는지는 그들의 삶에서 찾을 수 있었다.
길고 복잡한 것은 피하고 짧고 간단한 것을 원하는 90년대생들의 특성은 소비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구현이 될까? 먼저 이들의 간단함에 대한 갈구는 기존 기업들이 사활을 걸었던 '고객만족'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알렸다.
간단하지만 고객의 만족은 큰 것이려나.. 간단하면서 고객의 만족은 적당한 것이려나..
연인이나 가족과의 기념일을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즐기던 80년대생들과 달리, 90년대생들은 평소에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특별한 날에는 호텔처럼 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곳을 찾게 된 것이다. 패밀리 레스토랑은 90년대생들에게 더 이상 특별한 장소도 아니고,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장소도 아니게 된 것이다.
시대상의 변화가 고스란히 들어나는 글, 사실 나는 왜 패밀리 레스토랑이 이렇게 하나둘씩 사라지는지 잘 몰랐다. 없어지고 있구나는 느꼈지만.. 난 지금의 20대들도 당연히 패밀리 레스토랑에 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들은 그렇지 않은가보다. 어쩌면 인스타그램에 호텔사진이 많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도 내가 놓쳤던 것일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