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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와우 Nov 04. 2021

결혼은 해야 하는 것일까?

생각하며 세상을 거닐다

결혼은 해야 하는 것일까?


 답은 명료하다. 가능하면 반드시 해야 한다. 개인의 삶에 있어 결혼은 사랑을 통한 의식의 확장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과 가족을 이루는 것은 배우자의 가족을 다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배우자와 연결된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확대시키는 일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만 머물렀던 자의식의 확장을 만들어주는 계기를 만든다.

 

 결혼은 분명히 개인의 선택이다. 그러나 공동체 사회가 혼자 살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장하고 강요되는 환경이라면 이는 문제가 다르다. 세계 국가 중 최악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부모세대와는 너무도 다른 상대적 박탈감에서 기인된 것일 수도 있다. 고도성장을 이룬 세대는 그것이 본인들에게는 부족할 수 있으나 충분한 성장의 혜택을 누린 셈이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에게나 부모세대에게나 결혼의 조건과 그 기대치를 지나치게 높게 잡게 하는 현실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리고 성장한 아이들을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독립시키지 않는 부모세대의 책임도 크게 작용한다.


 모든 부부가 평생을 사랑으로만 살아가지는 않는다. 사실 죽는 순간까지 부부의 약속을 다한다는 사실이 보여지는 것처럼 쉽지만은 않다. 우애를 평생 나누며 살아가는 형제가 그래야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실상은 많지 않다는 사실만큼 그렇다. 어린 시절 친구의 의리로 서로를 평생 같이할 것 같았던 친구 역시 마찬가지다. 끌림에서 시작된 남녀의 사랑은 강열했던 그 크기만큼 너무도 달라진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현실도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이유가 된다. 그리고 이해와 배려를 배운다. 본능에 끌려 남발한 무조건적인 약속에 대한 책임과 자의식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를 결혼은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필연의 과정은 하늘이 인간에게 내리는 삶의 이유를 알게 하는 비밀의 열쇄와 같다.


 남녀가 잠자리를 함께하는 것은 단순한 인간의 욕망을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이러한 특별함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인간의 생각을 넘어서는 마음과 마음의 대화의 통로를 경험하는 것이다. 부부의 이러한 지속적인 교감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형성될 수 있는 불신과 미움, 분노 등과 같은 서운한 감정들과 자신의 생각이 작용하게 되는 관계의 단절이 이러한 대화의 통로를 통해 해소될 수 있다는 경험을 선물하는 것이기도 하다. 부부가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을 통해 남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범위가 정해진 것이 아니란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말할 수 없으나 이러한 경험을 통해 깨달음의 기회가 지속적으로 주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 역시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성에 대한 방종을 경계시키는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성에 대한 절제는 인간의 도덕성과 연관되어진다. 이는 인간의 감정을 절제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감정 그대로를 모두 표출한다는 것이 솔직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러한 표현에 항상 상대가 있는 것이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면 분노조절장애라는 병적상태에 이르게 된다. 인간의 성적 방종도 마찬가지다. 성욕이 제어되지 못한다면 이는 병적상태에 이르게 되고 극단적인 사회범죄로 나타나기도 한다.


 인간의 본능은 낯선 사람과의 섹스의 유혹을 벗어나기 힘들다. 그러나 부부의 지속적인 둘만의 은밀한 대화는 인간 객체가 가질 수 있는 동질감의 경험을 실질적으로 선물하는 것으로 섹스라는 행위가 본능에 따라가는 단순한 경험을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 있는 가치임을 알게 한다. 이는 남자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니고 여성에 대한 지나친 성의 억압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섹스는 아름다운 인간의 행위로 받아들이는 기본 의식이 필요하고 부부의 대화는 그 가치를 더하는 것이다.


 자신을 닮은 자식을 나아 키운다는 것이 인간에게 부여하는 최고의 의미가 된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를 애써 부정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사회의 분위기가 존재한다면 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이다. 자식의 탄생은 부부의 은밀한 대화의 결과이고 그 대화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 생물학적인 본능의 의미를 뛰어넘는 것이며 이는 대자연 속에 새로 피어나는 모든 가치와 함께하고 있다. 이는 세상의 모든 이치가 단순한 종족보존의 본능으로 바라보게 하는 좁은 시야를 넓히는 것이 된다.


 인간은 스스로 탄생하고 스스로 성장한다. 자연의 모든 이치가 그렇다. 인간이 보기에는 인과관계가 분명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생명의 탄생과 죽음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로 가는지를 분명히 규명하기는 어렵다. 자식의 탄생에 부모가 개입한 것은 분명하지만 부모는 단지 역할을 수행하는 객체가 되는 것이다. 나의 육체로부터 시작된 자식의 존재가 무엇보다 사랑과 애착을 동시에 갖게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의 욕심을 자식이 대신할 수 있다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자식을 통해 의미를 갖는 것은 사람을 자식처럼 사랑할 수 있다는 마음에 있다. 자식을 사랑하듯 부모를 사랑하고 형제를 그와 같이 아끼고 남의 자식을 자신의 자식처럼 여기는 마음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것이다. 자식이 없다면 자식처럼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사회가 되었다. 대한민국이란 공동체 사회가 붕궤되고 있다는 걱정만을 쏟아내고 있다. 그리고 결혼적령기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결혼할 수 없는 사회적 환경만을 비난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 부모세대 역시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과 수탈로 인구감소를 경험하기도 하였고 한국전쟁으로 국토가 완전히 황폐화된 사회 속에서도 살아남아 왔다. 그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는 공동체 사회가 유지하고 선진국으로 진입한 오늘을 살고 있다. 전쟁과 같은 격변의 시대에 급속한 출생률을 보인다는 사회학적인 관점이나 역사적 관점을 떠나서 이 시대에 결혼을 회피하고 이로 인한 출생율이 극감하는 현상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회가 요구하는 청년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다. 그리고 이러한 적극적인 정책을 실현해야 하는 책임도 이 사회에 주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미래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사회 구성원의 개개인이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가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결혼의 문제를 바라본다면 결혼에 대한 적극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는 청년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에 공감하고 동의하여야 하는 문제이다.


 결혼은 분명히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회가 이를 동의하거나 조장하여서는 안 된다. 개인의 삶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사회의 합의는 결국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궁극적인 우리 사회의 목적에도 부합될 수 없다. 이는 정치적 무관심을 낳게 하는 이유를 만들 것이고 정치권력은 이를 이용하여 소수의 정치권력을 고착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일본 사회의 사회 병폐는 이러한 개인주의와 공동체 문화의 해체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청년에게 있어 결혼의 문제가 개인의 선택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는 분명하다. 개인의 미래가 공동체 사회와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있다. 결혼이 가족의 수를 늘리게 되고 이로 인해 필요한 생활자금이 필요하게 되어 이에 대한 부담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결혼이란 현실이 이를 수학적으로 단순히 계산되어지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에 있다. 현실적으로도 기묘한 현상이 발생한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보다 결혼가구가 자산을 모으고 윤택한 생활을 영유하는 비율이 높다는 현실이다. 이는 통계적으로도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결혼이 동기를 부여하게 되고 정신적인 안정은 적극적인 생산 활동에 기여한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소비에 대한 절제를 실천하고 이를 통해 많은 시간을 축적하게 되면 자산규모가 늘어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개인의 적극적인 사회활동이 공동체 사회를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호작용을 통해 경제적 확대재생산구조를 만들어 간다. 청년 세대가 나홀로 가정을 양산하게 된다면 그 사회는 결국 존재가 사라지게 되고 그 영향이 사회구성원으로 개인인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바라본다면 결혼을 하지 않는 개인의 선택은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전체를 병들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결혼이 줄어들고 출생율이 낮은 사회는 그 사회가 붕궤되는 중요한 결과를 만드는 것도 자명한 사실이 되지만 이기심이 팽배한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되고 공동체문화가 해체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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