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인절미의 상관 관계

by Benih


어제부터 집안에서 뒹굴거리며 있다 보니

서서히 병이 도지고 있다.

낯선 외국 땅에서 살다 보니 몸에 베인 분주함(?)이

가만히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병이다.

여행을 가도

한자리에 있지 못하고 하루종일 걷고 살피고

주변을 끊임없이 탐색을 한다.


옛날 감성으로 좋게 말하면 열심이고,

좀 거칠게 이야기하면 마당쇠 근성이다.


시간이 주어지면 쉬는 방법을 모른다.

눈동자가 쉴 새 없이 흔들리고 하찮은 몸뚱이를 어떻게 해야 될 줄 모르고 괜히 무엇인가를 해야 될 것만 같은 불안감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그 불안감에 시작한 것이 “떡 만들기”이다.

얼마 전 아내가 어렵게 구한 찹쌀가루가 생각이 난 것이다.


내열 유리그릇에 찹쌀가루를 붓고 약간의 소금을 넣은 후 미지근한 물로 젓기 시작한다.


부엌에서 소리가 나면 한 번쯤 아내가 들어올 만도 한데 아내는 알면서도 기척이 없다.

아마 속으로 그럴 것이다.

“아이고 저놈의 인간! 저것도 병이다 병!!!


찹쌀가루를 젓고 있다 보니 마음이 평안해진다. 주님 주시는 평안은 아니지만 일이 주는 안정감이 나를 편안하게 한다.

잘 개어진 찹쌀가루를 전자레인지에 3분간 돌리는 동시에 난 생 콩가루를 프라이팬에 볶기 시작한다.

고소한 콩가루 향이 집안을 가득 채울 때쯤 전자레인지에서 찹쌀가루를 꺼내어본다!


와우! Wow! 신세계다!

전자레인지 3분일 뿐인데 찹쌀떡의 모습을 갖추었다. 다시 숟가락을 들고 적당히 익은 찹쌀떡을 치대기 시작한다.

이마에 땀이 흐르고, 겨드랑이에도 땀이 차기 시작한다. 그러기를 5분이 지났다.

적당히 치대어진 찹쌀떡을 다시 전자레인지에 넣고 3분을 돌렸다.

3분 후 “띵동” 하는 전자레인지의 맑은 소리와 함께 찹쌀떡을 꺼내어 본다. 생각보다 훨씬 만족스럽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에 치아까지 드러나는 미소를 지으며 콩가루를 묻혀 놓은 쟁반에 찹쌀떡을 옮긴 후 콩가루를 정성스럽게 묻힌다.


우왕! 너무나 맛있는 찹쌀떡이 만들어졌다.

접시로 떡을 자른 후 한 조각을 떼어 책을 보고 있는 아내에게로 달려가 입에 넣어준다.


“여보!

너무 맛있는데 어떻게 만들었어?” 이런 칭찬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최소한 “ 오~~ 괜찮은데…”라는 정도의 코멘트 정도는 기대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냉정했다.

“여보! 찹쌀가루에 소금을 좀 넣고 해야지!!!” 하며 다시 눈은 책을 향하고 입은 계속 오물거린다.


“이런 ~~~~”


풀 죽은 어깨를 애써 추켜올리며 가방을 들고 밖으로 향한다.


왜냐고요!!!

다 계획이 있죠.


ㅋㅋㅋㅋㅋ….

지금 주방은

찹쌀가루가 날리고, 그릇은 찹쌀떡으로 떡칠이 되었고, 식탁은 주방 기구 전시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마음은 불안하고 눈동자는 흔들린다.


이제…… 뭐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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