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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처럼 Feb 19. 2022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잘하는 사람의 노하우가 필요해

줄이 길다, 코로나 선별 진료소. 정사각형 넓이에 ‘ㄹ(리을)’자와 ‘ㅣ(이)’자 조합에 따라 사람들이 줄을 섰는데, 꽉 찼다. 입구에 신속항원검사와 pcr검사를 안내하는 젊은 여성이 서 있는 자리 주위로 두서너 명이 들어가면, 아예 들어가지도 못할 것 같다. 순간 답답함이 밀려와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다른 데 가자!” 

우리 지역 임시 선별 진료소는 두 곳이다. 지금 우리가 온 곳은 지하철역이 가까워 대중교통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곳이고, 다른 한 곳은 승용차로 다니는 사람들이 편한 구민운동장이다. 구민운동장은 관중석 밑으로, 행사를 할 때는 무대가 되는 자리에 길게 설치가 되었는데 이곳보다는 사람들이 덜 붐빈다.

남편은 왔으니 구민운동장으로 이동하는 시간에 줄 서서 기다리겠다고 한다. 젊은 여성이 서 있는 곳에 ‘한 시간 대기’라고 써진 현수막이 세로로 서 있다. 나는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기다리면 된다. 그게 한 시간이 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통화는 못 함. 신속항원 검사 받음. 10분 기다려야 함’이라고 문자가 온다. 

아!, 신속 항원 검사는 키트로 해서 가자마자 할 수 있는가 보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편 말이 신속 항원 검사는 10 자리가 넘었다고 한다. pcr검사는 다른 보조인원 빼고 검사만 두 명이 하다 보니 줄이 줄어들려면 한참 걸린다. 

10분이 지나 다시 문자가 왔다.

‘검사 다시 함, 키트 핑크 색깔이 너무 흐려서 다시 검사, 10분 더 기다려야 함’

검사를 직접 했냐고 물으니 둘 다 그쪽에서 해 줬단다. 원래는 직접 해야 하는데, 인원이 적어 검사원이 해 주었단다. 다행히 두 번째는 핑크색 한 줄이 진하게 나왔다. 

추운 날씨로 몸이 움츠러들다 보니 한 번의 찌름도 더 아픈데, 두 번이나 찌름을 당한 남편이 안쓰러웠다. 

내가 마지막으로 pcr검사를 한 날, 코의 통증이 올라오며 얼굴이 찡그려진다. 그날도 추웠는데, 검사원이 워낙 세게 찌르는 바람에 코가 얼얼했다. pcr검사는 두 명이 하는데, 검사받는 사람들 표정을 살펴보면 누가 덜 아프게 하는지가 보인다. 순서를 기다리며 ‘나는 누구에게 가게 될까?’ 하는데, 그날은 운이 비켜갔다. 그 후로는 남편이 검사받을 때 따라가도 그냥 구경만 하다 왔다. 다행히 의무적으로 검사받을 날이 없기도 했다. 

명절 전에 pcr검사 때는 남편 앞의 초등학생 아이가 코피를 흘렸다, 시멘트 바닥에 줄줄 흐를 정도로. 검사원은 피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휴지가 가까이 없어서 속수무책으로 코피를 흘리는 아이를 아이 엄마도 주변 어른들도 그냥 쳐다만 봤었다. 나도 휴지가 없었기에 멀찍이 서서 근심 가득한 얼굴로 쳐다만 봤었다. 사실, pcr검사를 받으러 온 남편을 따라간 자리라 섣불리 나설 수도 없었다. 평상시 같으면 휴지 찾으러 이리저리 뛰었을 테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가만히 있었다. 괜히 오지랖을 폈다가 서로에게 불편한 결과가 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남편도 그 검사원을 피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차례가 되었고 많이 아팠다고 한다. 

언제까지 코를 찌르고 찔려야 하는지, 코를 찌르지 않고는 방법이 없는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내일도 앞으로도 코로나 선별 진료소는 코를 찌르고 찌르기를 당할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들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걱정이지만, 면봉도 무섭다. 이제 코를 잘 찌르는 사람들의 요령과 노하우로 매뉴얼이 나오길 바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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