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5) 산책

by 햇살처럼

오후에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집 가까이 산책로가 없어서 차를 타고 10분쯤 갔다.


사람이 많았다, 강아지도 많고.

다행히 주차를 할 자리는 있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패딩점퍼 안에 입은 후드티 모자를 둘러썼다.


남편은 공원을 크게 두 바퀴 도는 걸 좋아한다. 한 바퀴는 크게 원을 그리고, 두 번째는 오른쪽 길을 갔다가 다시 올라오기.


남편은 공원의 오른쪽 길을 좋아한다. 이상하게 왼쪽은 두 번 가기가 싫단다.


나와 21살 큰 아이는 빠르고 여러 번 도는 걸 원했다. 나는 땀이 날 정도로 힘들게 걷고 싶었다. 아이는 엄마와 아빠의 중간쯤이고.


남편이 두 바퀴만을 허용하여 어쩔 수 없이 두 바퀴만 걷기로 했다.


사실 네 바퀴는 돌아야 걷는 느낌이 난다. 배도 꺼지고, 남편은 힘들게 하면 안 되는 몸상태라 거기까지만.


공원이 오른쪽은 그늘지고, 왼쪽은 햇볕이 따뜻했다. 딱 반으로 나누어 한쪽은 그늘, 다른 한쪽은 햇빛.


나는 햇빛 길이 좋은데, 남편은 그늘 길이 좋고.


공원 가운데에서는 진한 분홍 연들이 하늘을 날아다녔다. 부지런한 엄마 아빠를 둔 아이들이 연을 날리나 보다 했다.


아이에게 연을 날려 본 적이 있냐고 물었더니 두 번인가 날렸단다. 엄마 아빠가 도와준 것이 아니라 지도해 주는 선생님 따라서였겠구나 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이 다 크고 나서야 아이 어린 시절에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무엇을 못 해 주었는가 보인다. 그냥 미안해하는 게 전부다.


어린 꼬마들을 보면서 그 시절에 무엇을 해 주어야 할지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백일백장 #백일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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