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나오니 네온사인으로 밝은 곳 말고는 깜깜했다. 보이지 않았다. 집까지는 큰 도로를 2시간 가까이 달려야 해서 순간 겁이 났다. 낮에, 6차선 도로에서 헤맨 탓이다.
남편을 태우러 가는 길, 6차선 도로에서 직진을 해야 하는데, 좌회선 차선에 줄을 섰다가 차선 변경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 바로 눈앞의 건물을 가면 되니 직진을 하면 되는데...
3개의 차선이 좌회전, 두 개가 직진, 하나는 우회전. 2차선 터널을 3개 지나 갑자기 6차선 큰 도로로 나와서는 겁을 먹은 것이다.
핑크빛 좌회선 차량에서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직진 자리로 가려면 차선 변경을 해야 하는데, 눈앞에 떡 하니 보이는 건물을 보면서 잠시 착각을 한 거다.
그냥 직진하면 될 거 같은데, 무슨 좌회전 차량이 3차선이나 되는지. 신기한 건 3개의 좌회선 차선은 차가 꽉 차 있는 반면, 내가 가야 하는 직진 차선은 차가 없었다. 덕분에 차선 변경이 어렵지는 않았다. 그리고 요즘 운전들이 거칠지가 않다.
남편이 나를 기다리는 곳은 서초구와 경기도를 딱 나누는 지점이었다. 강북에서 내려가니 직선이 아닌 타원형으로 빙 돌아가다 보니 개발이 되지 않아 듬성듬성 겨울나무들이 심어진 산 사이를 지나고 터널도 3개나 지났다. 길이 곱지 않고 험했다. 그 험한 길을 통과하여 6차선을 만난 거다.
남편은 내가 겁을 먹고 차선을 변경해야 하는 그 지점에서 딱 전화를 했다. 내가 난감한 상황을 전하자 '그래서 늦는다는 거야'하며 짜증을 높였다. 나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지금 늦는 게 중요한 상황이 아니었던 거다.
만일 차선 변경을 못 하고 그냥 좌회전을 하면 어디까지 갔다가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낮에는 눈에 보이니 그렇다 치지만 밤에는 보이지 않으니 가로등 불빛이 보여준 곳만 보이니 어려웠다. 내 전조등에 의지 할 수 있지만 훤히 보이지 않으니 무서운 거다.
밤에 큰 도로가 무서운 건 속도다. 밤이라 차들이 적다 보니, 빠르다.
그리 무서움으로 오는 길, 뒤에서 빵 한다. 이삿짐센터 5톤 트럭이 뒤에서 바짝 쫓아왔다. 아마도 내가 속도를 내지 않아 자신도 놀라 그런 거 같다. 차선을 변경하여 양보하려고 했더니 뒤에서 나를 비켜 차선을 변경해 버렸다. 그리고 한참을 달려 나를 추월했다. 미안하고 고맙고 그랬다.
어떻게 왔는지 모르게 집으로 오기는 왔다. 밤이라 기분이 상쾌하기는 하지만 두려움이 살짝 오기도 한다.
도로의 다른 운전자들이 매너가 좋아, 나도 편하게 운전을 하기는 하지만 밤 운전은 어째 조심히 많다.
#백일백장 #백일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