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의 바람난 투자

4. 가치와 가격 이야기 : 기업은 곧 사람이다.

by 콜라나무

2021.10. 01.(금요일)

나의 제자 토리를 오늘 6교시에 만났다.

수업 시작종이 울리면 교실 안이 북적북적하다. 라떼는 종 치기 전에 의자에 앉아 있었거늘, 최근 트렌드는 좀 늦게 들어와 줘야 한다. 나는 그 꼴을 못 본다. 쉬는 시간 단 5분. 코로나 이전에는 10분이었다.

학생들이 모이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묘책이다. 자유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아쉬운 법, 지각하는 아이들은 항상 있다. 오늘도 지각하는 학생을 잡기 위하여 서둘러 달려갔다. 나보다 늦게 들어오는 아이는 지각생이다. "나는 OOO 선생님께 사랑받는 OOO입니다. 앞으로 일찍 다니겠습니다."

오늘 토리는 잡혔다. 아이들은 지도를 받으면서도 즐겁게 외친다. 벌 받는 것이 행복한 것도 아닐 터인데, '사랑받는 OOO입니다' 지점에서 웃는다. 토리에게 투자의 장단점이 뭐냐고 물었더니, 잘만 투자하면 2배 넘게 벌 수 있으나 잘 못 샀다가는 반대로 1/2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는 혹시, 투자에 몰두하느라 학업에 지장을 받을까 걱정스러워 물었는데, 뜻 밖이었다.


가치와 가격을 성리학의 이기론으로 푼 저자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황은 이(가치)를 중시하였고, 이이는 기(가격)을 중시했다. 만약 “투자 자산의 가치와 가격이 항상 동일하다면 이 세상에 투자론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위와 같이 나는 '가치'를 고려한 질문을 던졌고, 토리는 '가격'을 염두하고 답한 거였다. 가치가 중요한가, 가격이 중요한가. 이 논쟁은 이미 16세기에 시작되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오늘날 화폐 주인공은 이황과 이이다. 1,000원의 이황과 5,000원의 이이. 화폐 가격으로만 평가한다면 이이가 높지만, 가치로 평가하면 이황이 낮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와 같은 경우 주식 투자에서는 저평가되었다고 해석한다. 이이가 고평가 된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주식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바로 가치평가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 토리가 어린 학생이어서 '기업 가치'라는 개념을 모른다. 오로지 가격만 보고 상대적으로 싸 보이면 산다. 어쩌면 토리가 모른다는 것은 토리 부모님도 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나 가르쳐주지 않았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간과했을 것이다. 가격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가치를 외면하면 '싼 게 비지떡'이라는 옛 말처럼 싼 것이라서 질 나쁜 몹쓸 주식을 사게 된다. 여기서 질은 가치다. 가치가 없는 것을 싸게 주고 사는 셈이므로 헛투자하는 것이다. 차라리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가격은 출렁출렁 거린다.

토리 말대로 2배 상승하기도 하고, 1/2배로 반토막이 나기도 한다. 이를 변동성이라 한다. 파도를 보지 말고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보라는 말도 있듯이, 기업의 근본인 가치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가치가 무너지는 사례들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본다. 예를 들면, 대기업 최고 경영자가 자본금을 횡령한다던지, 도박을 하거나 갑질 횡포로 여론이 나빠지는 회사 등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인터뷰 없이도 뉴스 보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알아낼 수 있다. 따라서 당신이 주주로 동업하고 싶은 기업이 있다면 최고 경영자가 과거에 했던 연설이나 행적을 따라가 볼 것을 권유한다.


기업은 곧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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