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의 바람난 투자

2023.1.17.

by 콜라나무

어쩌다 보니 구경거리 없었던 먹방 여행기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처녀 시절부터 달에 한번 어머니와 여행을 즐겼던 행동이 결혼 후 남편과 다니며 계속 이어질 줄은 몰랐다.


연애 기간이라고 해봐야 한 달이었지만 월 1회 여행을 해야 월급날까지 버틴다고 한 말을 남편은 흘려듣지 않았다.


고마운 사람이다.


친정어머니와 내가 또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콩물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어머니는 콩을 삶고 갈아 소금 한 꼬집 넣은 두유를 아침에 주곤 하셨는데 그 일을 남편이 이어받았다.


물론 지금은 남편의 레시피대로 만든 두유가 더 맛있다. 설탕중독에 빠진 내 입맛에 맞춰 갈변할 때까지 기다린 당도 높은 바나나를 함께 갈아 주기에 훨씬 달콤하.


남편 지난번 굴구이가 맛있었는지 다시 그 집을 방문하길 원해 여수 향했다.


굴폭발을 대비해 선글라스를 낀 남편을 기억한 주인이 웃는다. 굴껍데기 파편이 눈에 들어간 손님이었기에 중무장한 남편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나 보다.


지난번에 갔던 카페도 좋았는지 예술랜드로 갈 것을 안해 따라갔다.


빵순이로서 지나칠 수 없어 주문한 콩쑥이.

유기농밀가루에 쑥을 넣은 빵인데 안에 단팥이 있고 떡처럼 찰진 식감이 느껴졌다.


이곳 대표빵이라고 하여 가져왔는데, 수북한 콩고물이 매력 있었다.


먹다 보니 일본 찹쌀떡은 흰 전분가루를 묻혀 서로 붙는 것을 방지했다면, 우리 인절미는 누런 콩가루를 뿌렸는데 둘의 차이가 뭘까?(스스로 결론을 내리고)


"역시 우리 민족은 영리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이야"


뜬금없는 말에 남편은 듣는 둥 마는 둥 휴대폰 삼매경이었지만 꿋꿋하게 말을 이어갔다.


"떡은 탄수화물 덩어리니까 단백질이 많은 콩가루를 뿌려 영양의 균형을 맞춘 것이라고"


"중국이나 일본, 서양의 채소절임과 우리의 김치가 다르듯 젓갈을 넣어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한 것과 같지 "

남편 표정을 살피니 쇼핑 중인지

"이것 어때?"라고 묻고는 하늘색 목폴라 티셔츠를 보여준다.


서로 동상이몽임을 깨닫고 독백을 멈추며 화제를 바꿔 체크인을 하자고 말했다.


도착하니 호텔에서 백 년 가게 갈비를 맛볼 수 있는 티켓을 주길래 맛집으로 향했다.


첫맛은 담백하니 내가 알던 달착지근한 갈비가 아니어서 그저 그랬으나 먹을수록 당겨지는 요상스러운 맛 때문에 잘도 들어갔다.


무엇인가 고기 양념에 비법이 있는 듯하다.

비빔냉면에 싸서 먹어보면 더 확실해지겠지 생각하고 큰 냉면쌈을 만들어 입에 한가득 넣어 보니 고기냄새가 하나도 나지 않았다.



찬 냉면과 따뜻한 고기를 싸서 먹으면 유명한 맛집이어도 냄새를 맡을 수 있었는데, 그 냄새가 없다. 만족스러웠다.


식사 중인 남편을 기다리다 점심때부터 궁금하던 것을 질문했다.


"굴구이집에서 당신이 말했지. 고사성어인가? 안빈낙도라고 했잖아. 이렇게 여행하면서 맛난 음식 먹는 것이 안빈낙도라고. 그리고는 곧 안부낙도라고 수정했잖아"


"어떤 의미로 바꾼 거야?"


남편은 먹다 말고 검색하더니 공자가 쓴 책에서 나온 말이라며 알려준다.


나물밥에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눕더라도 즐거움이 그 속에 있으니, 떳떳하지 못한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과 같다고 공자가 말했다 한다.


남편은 가난이 아닌, 부유한 삶에서 여행을 즐기며 먹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누리는 것이 안부낙도라고 재해석한 것이다.


공자가 말한 떳떳하지 못한 부귀는 무엇일까?

도덕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쌓은 부?

아니면 양심을 거스르는 행위로 얻은 재물?


언젠가 뉴스를 통해 접했던 소식이 떠올랐다.

내 기억에 10억을 줄 테니 법을 어겨 1년 감옥생활을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의 질문에 10대 두 명 중 한 명은 감옥행을 선택하겠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떳떳하지 않은 부를 선택하느니 차라리 가난한 삶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당당하게 얻은 부를 선택하여 넉넉한 삶에서 즐거운 생을 살아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공자는 굽힘 없는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서는 논하지 못했을까?


남편은 공자가 돈이 없었고 고위관직의 입신양명도 못했으며 부자가 아니었기에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한 말이었을 것이다라고 추측했다.


듣다 보니 공감이 가는 말이다.

나는 자본주의 사회가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부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은 주식투자가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 생각한다.


소액으로도 투자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윤리경영하는 기업인이면서 부자인 사람과 함께한다면 좋지 않을까?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하여 마이너스계좌를 보며 살짝 걱정했으나 내가 투자한 기업은 낮아진 가격대에 맞춰 발 빠르게 자사주를 매입하여 실적이 우수한 직원들에게 주식으로 보상했다.


또 지역 노인들에게 새해기념 용돈을 주려고 코로나와 원재료값이 올라 순이익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부금을 선뜻 냈으며, 교육기금도 지원했다.


이런 기업인은 돈을 벌어 가치 있게 쓴다.


공자가 가난한 생을 나름 만족하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에 안주하니, 남을 위해 돈으로는 기부를 못했고 오히려 부자를 편향된 시각으로 바라본 것은 아닐까?


가난한 자를 계속 편안한 삶이라 여기도록 선동한 것은 아닐까?


내 계좌는 현재 마이너스 계좌이지만 배당금으로 외식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불우이웃도 돕고 빚도 갚으니 견딜만하다.


나는 앞으로도 당당하고 떳떳하게 부를 맞이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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