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재
내 삶이 절명하던 그날
세상천지에는 비가 잔뜩 내리고 있었다
공허함에 이기지 못해 죽어가던
그 밤은 약보다도 쓰린 밤이었다
모두 나를 불편해하고 마른하늘인데 우기듯 우산을 쓰고 밝은 하늘인데 버럭 울기도 했다
나는 당신들의 시선에 살아 당신들의 시선에 죽어가는데
그 모든 게 나를 향한 용서였나 그 모든 게 나를 향한 위함이었나
위선의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차가운 천수들이 내리니 비를 부르는 사나이가 내리게 만든 천락수는 결국 삶을 향해 던진 모독이었다
꿈을 잃어야 했던 사나이가 우산 없이 맞아야 했던 업보는 터무니없던 삶을 향한 기도였다 용서와 구원이 필요했던 사나이에게 천수의 날카로운 물방울에도 그들이 우산을 주지 못했던 이유는 터무니없는 겁쟁이의 찬가를 애도하기 위함이다
꿈은 명사가 되지 못해 내리고 삶은 동사가 되지 못해 고인다 세상은 형용하지 못해 삶에 기생했고 아쉽게도 나는 세상을 형용하지 못했다 그것이 천비를 꿈꾸던 한 남자의 이야기였나 그것이 비를 부르는 사나이의 기도였나 그것들이 살아가는 모든 이가 형용했던 삶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