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매달리고 싶은 건 아니다.

영화 <하나 그리고 둘>에서 태어난 생각들

by Shan

영화 하나 그리고 둘을 보면, 주인공들은 항상 어딘가에 매달려 있다.
일에 매달리고, 연인에 매달리고, 늘상 바쁘다.
그래서 자주 자신이 무엇을 하려 하는지 까먹는다.



그건 단순한 건망증이 아니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는지, 자신도 잘 모른다는 증거처럼 보인다.
영화는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삶과 너무 닮아 있어서 정말 나와 내 주변인들의 세상을 그대로 비추는 것만 같다.


다들 그러려나.
사실은 매달리고 싶어서 매달리는 게 아니다.
매달려 있지 않으면 그 공허를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나는 사실, 두려워서 매달린다.


매달려 있는 상태에서는 자신이 행위의 주체가 아니다. 그저 매달려 끌려가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자신에게 자신의 추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바깥의 것에 자신의 추가 있어서 그 추가 가는 대로 끌려다닌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매달려 있는 곳만을 끊임없이 바라본다.



그건 인간의 눈이 언제나 한쪽만 볼 수 있기 때문일까.
하지만 그 한계는 자주 비극을 낳는다.
그래서 소년은 뒷모습 사진을 선물하는 것이다.
그 한계를 함께 뛰어넘어보자고.



우리는 태어나길 어리석게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한 번에 한쪽밖에 볼 수 없는 것이 그 면면을 말해주는 듯하다.
그렇지만 태어난 채로 그 모습 그대로만 살아갈 거라면
영화도, 노래도, 사진도, 문학도, 그림도 아무 필요 없다.

그 어리석음을, 운명을 뛰어넘으려는 시도.
나는 그것이 예술 같고, 잘 사는 삶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