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취미란 개인이 즐거움을 느끼며 자발적으로 하는 활동이나 관심사를 말한다.
생계나 의무와는 별개로 자신의 여가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즐기는 일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의하자면 취미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자발성: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좋아서 하는 활동이다.
지속성: 일시적인 흥미를 넘어서 일정 기간 이상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
비경제성: 수익보다는 만족감, 즐거움, 자기 충족이 목적이다.
개인성: 사람마다 관심사와 방식이 달라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책을 읽고, 누군가는 요리를 하며, 누군가는 조용히 그림을 그리거나 운동을 한다. 모두 취미이다. 결국 취미란,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드는 시간이자, 삶에 쉼표를 찍어주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젊어 나의 취미는 테니스였다.
아이가 학교엘 가기 시작했고 나의 손을 덜 필요로 하면서, 늘 마음 한구석 품고 있던 테니스를 하기 위해 라켓과 운동화를 준비했다. 뜨거운 여름날 레슨을 시작으로 새로운 친구들이 생겨났고 매일매일이 새로웠다. 아침 일찍 집안일을 마친 아줌마들이 하나 둘 테니스장으로 모여들고, 순서대로 레슨이 끝나면 4명씩 짝을 지어 게임을 시작했다. 모두가 처음 입문하는 초보자들이라 공은 제멋대로 날아갔지만, 그저 재미에 푹 빠져 웃음이 그치질 않았다. 한 달, 두 달, 일 년 아침부터 저녁까지 운동장을 지켰고 보다 못한 코치가 '아줌마들 저녁 하러 집에 안 가요' 란 소리를 듣고서야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곤 했다. 그렇게 10년이란 세월을 테니스에 심취해 살았다.
테니스는 내게 단순한 운동이 아니었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가볍게 스트레스를 날려줬고, 나를 나답게 유지시켜 줬다.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졌고 경기에 집중하면서 일상의 복잡한 생각들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 여럿이 같은 운동을 함께하다 보니 자연스레 친밀감이 생겼고 인간관계가 돈독해졌으며 배려심과 협동심도 더 생겼다.
지금은 나이도 들고 예전 같은 체력이 없어 테니스를 그만둔 지 오래됐다. 하지만 그 시간은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다. 힘들었던 순간들을 견디게 했고, 나를 웃게 만들었던 그 많은 날들이 마음속에 선명하다. 취미란 그런 것이다. 반듯이 계속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시절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아들의 취미는 피규어를 수집하고 레고를 조립하는 것이다. 장식장이 모자라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다. 방 한 구퉁이 풀지 않은 상자가 한가득이다. 지금도 레고 조립에 빠져있다. 퇴근 후 쉴 법도 한데 설명서를 펼쳐놓고 하나하나 끼워 맞추며 시간을 잊는다.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려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도 시원찮을 시간이지만, 나는 잔소리 하지 않는다. 그 취미라는 것에 대하여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나는 누구나 무엇이 됐든 취미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취미가 비싸든 싸든, 실용적이든 아니든, 그 일에 몰입하며 시간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취미활동에는 장점이 많다. 우선 취미는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 바쁜 일상 속에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소중하다. 무언가에 몰입하는 행위 자체가 마음을 안정시키고 자기 안에 잡음을 줄여준다. 또한 취미는 성취감을 준다. 결과물이 눈에 보이는 종류라면 더더욱 그렇다. 자기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거기서 얻는 만족감은 그 어떤 외부의 평가보다 값지다.
또 하나의 장점은 인간관계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끼리는 말이 잘 통한다. 나이도 직업도 다르지만 좋아하는 것 하나로 묶인 사람들은 쉽게 친구가 된다. 아들도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교류하며 지낸다. 혼자 좋아하던 것이 누군가와 공유될 때 취미는 단순한 소일거리를 넘어 사회적 연결 고리가 된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첫째는 돈이다. 어떤 취미는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든다. 피규어나 레고처럼 수집형 취미는 끝도 없고, 시리즈를 놓치지 않으려다 보면 지출이 커진다. 둘째는 시간이다. 취미에 몰입하다 보면 본업이나 일상에 소홀해질 수 있다.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몰입은 종종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다음으로 주변 사람들의 이해가 필요하다. 나에겐 그저 장난감일 수 있지만 아들에겐 진지한 세계다. 그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면 취미는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말하고 싶다. 하나쯤 자신만의 기쁨이 되는 취미가 필요하다고. 그것이 피규어이든, 뜨개질이든, 여행이든. 취미는 사람을 견디게 한다. 하루를 버티게 하고, 다음 날을 기대하게 만든다. 크든 적든, 오래가든 짧게 스치든, 자신을 잠시 놓아줄 수 있는 뭔가 하나쯤 가져보기를, 그리고 누군가의 취미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봐 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