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해야 하는 이유

by 여행강타

'브런치'를 시작한 지 만 이 년이 되었다.

삼 년 전, 평생대학에서 심리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그해 수업 중간쯤부터 교수님이 내게 여행 작가가 되어보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다. 종강하는 날까지도 그 이야기를 하셨다.

'어쩌지, 글쓰기를 배우러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함께 수업을 듣던 학습매니저가 문화센터 글쓰기 교실을 추천해 주었다. 그해 마지막 분기를 남겨둔 시점에 합류했고, 그곳에서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여행하며 메모해 두었던 자료를 찾아 글 세 편을 써서 올렸는데, 바로 작가 승인을 받았다. 이년 전 12월의 일이다.


글쓰기 수업은 내가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말이 되었고, 선생님이 바뀌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만두었었다. 나 역시 그중 한 사람이었다. 더 이상 배울 곳을 찾지 못한 채, 나는 나 자신과 약속을 했다.

연습 삼아, 공부 삼아 일 년 동안 일주일에 한편 브런치에 글을 올리겠다고.


몸이 너무 안 좋았던 한 주를 제외하고는 그 약속을 지켰다. 스스로 뿌듯했고, 대견스러웠다. 그 시간 동안 다른 작가님들은 어떤 주제와 관점에서 글을 쓰는지 열심히 읽으며 배웠다.


진심으로 부러울 만큼 글 잘 쓰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배우는 것이 많다. 아니, 많이 배웠다.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며칠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구독해 둔 작가님들의 글을 차례로 읽다가 유미래 작가님의 글 순서가 되었다. '오늘은 또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주제는 '정부가 주는 보너스 '상생페이백'이었다. 그 글을 읽으며 내 무릎을 쳤다.

9월 초, 예전 직장 동생과 점심을 먹다 상생페이백 이야기를 들었고, 그 자리에서 신청까지 해 두었었다. 나보다는 한참 젊다 보니 생활의 꿀팁을 종종 얻는 편이다. 하지만 그 뒤로 완전히 잊고 있었다. 유미래 작가님의 글을 읽기 전까지는.

신청만 해두면 되는 줄 알았지, '디지털 온누리' 앱을 설치해야 한다는 사실은 몰랐다. 당연히 지급되었다는 문자도 받지 못했다.

글을 읽자마자 바로 앱을 설치해 확인해 보니, 10월 15일에 이미 십만 원이 들어와 있었다. 두 달이 지나서야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어제 12월 15일 56,106원이 지급되었다는 문자를 처음으로 받았다.

총 156,106원을 받았다.


내가 구독 중인 한 작가님은 예전에 비해 내 글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씀해 주셨다.

내 글을 읽어 주시는 분의 칭찬이라 너무 감사했고,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브런치는 그런 곳이다.

모르는 것을 알게 해 주고,

서로 격려하고,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곳.

이년 동안의 기록은 그렇게, 나를 조금씩 자라게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브런치를 한다.

대단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도, 잘나 보이기 위해서도 아니다. 브런치는 나에게 기록의 장소이자 연습의 공간이고, 배움이 오가는 조용한 광장이다.

누군가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누군가는 그 글을 읽으며 생활의 작은 도움을 얻는다. 나 역시 그랬다.

잊고 있던 십만 원을 떠올리게 해 준 것도, 글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으며 다시 키보드를 두드리게 된 것도 모두 이곳에서였다.


브런치에는 정답이 없다. 대신 각자의 속도가 있다. 잘 쓰는 사람도 있고, 더디게 가는 사람도 있다. 나는 아마 후자에 가깝다. 하지만 매주 한 편씩 쓰겠다고 약속을 지키며, 남의 글을 부러워하면서도 읽고 또 배우며 여기까지 왔다. 그 과정이 나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었다.


글은 혼자 쓰지만, 브런치는 혼자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독자가 있고, 하트를 누르며 말없이 응원해 주는 작가님들이 있다. 누군가의 글에서 배우고, 또 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나 정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 그 가능성 하나만으로도 계속 써볼 이유는 충분하다.


브런치를 해야 하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쓰는 동안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게 해 주고, 나를 돌아보며 성장하게 해 주고, 더 나은 진짜 어른이 되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일도, 다음 주도, 아마 한동안은 계속 브런치를 할 것이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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