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함
이젠 담대한 결심을 하고 싶다.
정확히 말하면, 더 이상 흔들리지 않겠다는 결심에 가깝다.
도전을 앞두면 사람은 늘 두 개의 마음을 동시에 품는다.
하나는 기대하지 말자는 마음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은근히 자라난 기대다.
머리로는 안다. 기대는 실망의 다른 이름이라는 걸.
그러나 마음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조용히 앞날을 그려본다.
마치 그러지 않으면 출발선에 설 이유조차 사라질 것처럼.
나는 이제 그 모순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려 한다.
기대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기대하는 이중성,
담담해지려 애쓰면서도 가슴 어딘가가 미세하게 떨리는 이 상태를
미성숙으로 규정하지 않으려 한다.
오히려 그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이니까.
담대함이란, 기대를 완전히 제거한 상태가 아니다.
담대함이란, 기대가 있음을 인정한 채
그 결과에 자신을 인질로 내주지 않는 태도다.
잘 되기를 바라되, 잘 되지 않아도 무너지지 않겠다는 자세.
손을 뻗되, 붙잡히지 않아도 다시 걷겠다는 결심.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해보고 싶다.
기대는 해도 좋다.
다만 그것을 이유로 스스로를 과장하지도, 비하하지도 말자고.
성공하면 성공한 만큼 걷고,
실패하면 실패한 만큼 배우면 된다고.
도전은 나를 증명하기 위한 무대가 아니라
나를 더 정확히 알아가기 위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결과는 덜 중요해지고
태도는 더 선명해진다.
나는 오늘,
아무것도 확신하지 않은 채로 한 발 내딛는다.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이 품어버린 작은 기대 하나를
주머니 속에 넣어둔다.
그게 나를 앞으로 가게 한다면,
그 정도의 모순쯤은 함께 안고 가도 괜찮을 것 같아서.
담대함은 완벽한 마음 상태가 아니다.
흔들리면서도 멈추지 않는 선택,
바로 그 연속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