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엔 이유가 있다.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

by 루이스

여기 와서 제일 많이 하고 듣는 말인 것 같다.


좋은 일이 생겼을 때나 나쁜 일이 생겼을 때나, 내가 어떤 일을 겪고 나서 사람들한테 말할 때 이 문장을 가장 많이 듣는다. 그럼 나도 항상 나도 동의해라고 하면서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것들을 떠올리곤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후회도 남지 않고 나쁜 일들은 빨리 잊어버린다. 지금까지 나는 그렇게 살아온 것 같다. 인생을 심플하게 만들어 주는 마법의 문장이다.

일을 하다 실수가 잦았던 날이 있었다. 그때 사무장은 나를 다그치는 대신 시간을 내어 문제가 무엇 무엇이 있었는데 왜 그런 실수를 한 건지 물어보며 상담을 해 줬고 두 번째 기회를 줬다. 나는 쉬는 대신 매뉴얼을 다시 훑어봤고 그 두 번째 기회 때는 큰 실수 없이 지나갔다. 내가 친구들한테 이 일을 말했을 때 친구들은 그 사무장이 너무 과했다며 위로해줬지만 나는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회사에 보고하는 대신 나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준 것과, 나를 믿어 준 것에 대해 감사했다. 나는 그 이후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사무장을 만나지 않았다면 일에 적응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거고 더 잦은 실수를 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론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난 거고 나는 그로 인해 성장한 것이다.

나는 인생에 있어 계획을 별로 세우지 않는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경제 계획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친구를 만났고 내 경제관념을 바꾼 계기가 됐다. 특히 나처럼 계획이 없을 땐 돈이 있어야 뭐든 새로 시작하기도 쉬울 것이다. 이 시점에 이 친구를 만난 건 다 이유가 있을 테다. 친구는 흔히 말하는 파이어 족이고 생활비를 빼고는 주식에 넣는다. 바른 투자를 위해 엄청나게 읽고 공부한다. 세세한 인생, 커리어 계획도 있다. 그 와중에 취미도 있고 사람들도 엄청 잘 챙긴다. 내 주변 친구들은 거의 나와 같은 성향이 많다. 그러던 중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며 충격을 받았고 세상을 보는 관점이 하나 더 생겨났다. 책도 읽기 시작했다는 것도 엄청난 변화다.

나를 규정짓고 싶지 않지만 MBTI는 과학인 걸. 나는 전형적인 ISTP이다. 친구들에겐 미안하지만 내 삶에서 친구들의 비중은 그렇게 크지 않고 가족이 우선순위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참 아이러니 하지만 지금 내 직업은 가장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 중 하나다. 그러면서 가까운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그 친구들을 통해서 사람들을 생각해주고 베푼다는 게 무엇인지를 배웠고 나도 그걸 점점 돌려주려 노력하는 중이다. 이전엔 귀찮아서 사람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면 지금은 어쩔 수 없는 환경에 사회화되고 있는 것 같다. 이것도 필요한 경험이니 이 직업이 나에게 왔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에 대한 예시는 더더더 많지만 큼직하게 느낀 건 이 정도이다. 나쁜 일도 이렇게 생각하면 덤덤하게 지나갈 수 있다. 내가 동료들에게 이 말을 자주 듣는 이유도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사회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성향이지 성격은 엄청나게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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