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스타운에서 밀포드사운드 당일치기 투어
남섬 로드트립 9일차는 피요르드 해안의 절경을 볼 수 있는 밀포드사운드로의 당일여행이다. 퀸스타운에서 출발/도착하는 밀포드사운드 당일 투어는 현지 여행사 또는 아고다 등 여행 플랫폼을 통해 쉽게 예약할 수 있다. 가격은 상품 구성에 따라 성인 1인 기준 20만 원 안팎. 우리는 오전 7시15분 퀸스타운을 출발해 저녁 8시께 퀸스타운에 컴백하는 코스로 다녀왔다.
시내 RealNZ센터에서 체크인을 하면 배 티켓과 함께 탑승할 차량을 지정해 준다. 우리는 브라이언의 마차(Brian’s coach)에 탑승했다. 버스를 마차라고 부르는 건 마치 마차를 탄 듯, 바깥 풍경을 잘 감상할 수 있게 탑승차량의 천정이 유리로 돼 있기 때문이다. 브라이언은 오늘의 기사 겸 가이드였다. 밀포드사운드로 가는 길 곳곳 도시의 유래, 주요 scenic point에 관해 설명하고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밀포드사운드 당일치기 여행은 한국어 가이드는 없고 영어 가이드만 있다.
와카티푸 호수변을 따라 퀸스타운을 벗어나자 곧 인근 소도시 킹스턴에 이르렀다. 원래 이름은 다른 것(St. Johns)이었는데 킹스턴으로 변경됐다고 한다. 1800년대 골드러시 시절 이곳이 남섬의 주요 거점이 되면서 또 다른 주요 도시 퀸스타운(여왕의 마을)과 대적할 만한 이름을 붙이느라 킹스턴(왕의 마을)이 됐다는 설명이다.
두어 시간을 더 가니 중간 기착지인 테아나우라는 도시에 도착했다. 큰 호반을 낀 물의 도시 테아나우는 그 자체로 낚시 명소일 뿐 아니라 반딧불이 동굴 여행 등 이곳만의 여행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관광도시다. 테아나우 휴게소에서 40분간 휴식한 뒤 버스는 북쪽 방향으로 한참을 달려 에글린턴 계곡(Eglinton valley)에서 정차했다. 저 멀리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너른 벌판으로, 이 일대는 예전에 빙하지대였다고 한다. 조금 더 가면 거울호수(호수에 비친 산의 풍경이 마치 거울에 비친 것처럼 선명하게 보이는 곳)가 나오는데, 관광버스가 많이 정차한 관계로 이곳에 들르지 않고 건너뛴 것이 아쉬웠다. 20년 전 밀포드사운드 여행 때 봤던 거울호수의 선명한 산 풍경을 곱씹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멍키 크릭(Monkey Creek) 등 곳곳의 뷰포인트와 원 웨이의 짧은(1.2km) 호머터널을 거쳐 퀸스타운을 떠난 지 장장 6시간 만에 밀포드사운드 선착장에 도착했다. “8번 선착장으로 가서 배를 타고, 오후 3시45분까지 이곳 버스정류장으로 오라”는 브라이언의 안내말을 들으며 하차, 선착장으로 향했다. 밀포드사운드 크루즈 여행은 2시간이 소요된다. 같은 시각 출발하는 크루선이 여러 대이니 여행객은 탑승할 배의 선착장을 숙지해야 한다.
크루즈선은 레스토랑을 갖춘 3층 짜리 아늑한 페리였다. 1, 2층 실내에서 스낵을 즐기며 배를 타도 좋고, 2, 3층 야외 데크로 나와 밀포드사운드의 절경을 즐길 수도 있다. 배 안 레스토랑에서 감자튀김 등으로 간단히 요기한 뒤 야외 데크로 나와 웅장한 밀포드사운드의 자연경관을 영접했다.
밀포드사운드는 뉴질랜드 남서부의 피요르드랜드국립공원 내 피요르드 해안지형으로,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 중 일부다. 피요르드(Fjord)는 빙하의 침식 작용으로 만들어진 좁고 깊은 독특한 해안지형이다. 빙하가 깎은 양쪽의 가파른 U자형 골짜기에 바닷물이 들어와 생긴 긴 만을 일컫는다. 전 세계적으로 피요르드 해안지형을 볼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되지 않는데, 그중 노르웨이와 뉴질랜드 피요르드 해안이 유명하다.
이곳 밀포드사운드는 테즈먼해에서 15km 내륙까지 특유의 피요르드 해안이 이어진다. 원시우림으로 뒤덮인 협곡의 절벽산은 해발 1200m 이상의 높이를 자랑한다. 깎아지를 듯한 절벽 사이를 흐르는 바다를 항해하며, 절벽에서 쏟아져 내리는 바다폭포와 그 속에서 생활하는 물개 펭귄 돌고래 등을 구경하다 보면 2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짧은 밀포드사운드 즐기기를 끝내고 다시 퀸스타운으로 가야 할 시간이다. 퀸스타운으로 다시 오는 버스는 정차역이 많지 않아 4시간 만에 도착했다. 다음에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밀포드사운드 트래킹에 꼭 도전해 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당일치기 여행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