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방학 어떻게 보낼까(8)남섬 로드트립-웰링턴1

픽턴에서 다시 북섬으로

by 오클랜드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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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고요한 픽턴항, 페리 내에서 먹은 팬케이크, 도착지인 웰링턴항에 뜬 무지개.


픽턴은 조그마한 항구도시다. 남섬과 북섬 사이 쿡 해협을 오가는 여객항이 있는 소도시로, 남섬의 관문항인 곳이다. 남섬 로드투어 12일차는 이곳에서 아침 일찍 북섬의 관문도시이자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으로 넘어가는 페리 탑승으로 시작했다.

오전 7시45분 출발 페리. 한 시간 전까지 반드시 수속을 마쳐야 해 아침 일찍 서둘렀다. 숙소가 페리항 바로 코앞이라 이동하는데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역시 숙소 고를 때 우선순위는 교통이다! 특히 이곳 숙소는 북섬에서 남섬으로 넘어왔을 때인 여행 1일차 때 묵었던 곳이기도 한데, 조식(무료 제공) 때 줬던 빵이 아직도 기억날 정도로 맛있었다. 직원이 오전에 직접 반죽해 오븐에 구워줬는데 포슬포슬한 식감, 녹아내리는 버터와 딸기잼을 곁들이니 뉴질랜드에 와서 먹은 어느 빵보다 맛있었다. 이날은 페리 탑승을 일찍 해야 해 조식을 먹지 못하고 온 게 너무 아쉬웠다.


북섬행은 남섬행 때와는 다른 페리(블루브리지)를 이용했다. 페리마다 장단점이 있는데 쉴 수 있는 실내 휴식공간이나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 등은 인터아일랜더가, 영화관이 무료인 점 등은 블루브리지가 나았다. 식당 음식은 둘 다 괜찮았는데 블루브리지가 좀 더 맛있었다. 아침이라 팬케이크를 시켰는데, 베이컨까지 곁들여져 독특한 ‘단짠’의 맛을 냈다. 영화관은 인터아일랜더가 5NZD 입장료를 별도로 받았는데, 여기는 무료. 식사를 마친 뒤 이날 상영작인 ‘위키드’를 보며 3시간30분간의 이동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냈다. 블루브리지는 침대가 달린 별도의 객실도 운영했다. 침대칸은 이용료가 좀 더 비싸나 프라이빗하고, 누워서 더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전 11시가 지나니 웰링턴항이 점차 눈에 들어왔다. 반짝반짝 빛나는 아치 무지개가 “웰컴 투 웰링턴”을 외치는 듯했다. 차량칸으로 이동해 대기하다가 출차 표시등이 켜지는 것을 확인하고, 페리에서 내렸다. 페리 안녕! 동시에 웰링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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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링턴에 위치한 뉴질랜드 테파파 통가레와 박물관.


호텔 체크인이 이른 시간이라 항구에서 가까운 뉴질랜드 테파파 통가레와 박물관으로 향했다. 뉴질랜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수도인 웰링턴에 있다. 자연사박물관부터 예술작품 전시까지를 한 데 묶은 종합 박물관이다. 뉴질랜드에 서식했던 모아 등 고생물의 모형부터 지진, 화산 폭발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과학관, 마오리 등 원주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관, 현대미술 전시관 등이 층별로 마련돼 있다. 오클랜드 시내의 종합 박물관인 오클랜드 전쟁기념관과 비슷한 규모 및 전시 구성이다. 뉴질랜드 거주자(학생비자 비지터비자 발급자 포함)는 무료이지만 일반 외국인 관람객(성인 기준 35NZD)에게는 입장료를 받는다.


이곳 웰링턴 박물관에서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뉴질랜드와 호주(ANZAC) 군인이 참전했다가 많은 희생자를 낸 갈리폴리 전투 역사관이 인상적이었다. 갈리폴리는 튀르키예 갈리폴리 반도에서 영/프 연합군 대 오스만/독일군이 대규모로 격돌한 1차 세계대전 중 가장 중요한 전투 중 하나였다. 연합군이 실패해 물러났고 양쪽 합해 50만 명에 가까운 희생자가 난 전투였다. 뉴질랜드는 매년 4월 25일 ‘ANZAC데이’를 공휴일로 지정하고 희생자를 추모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현충일 같은 개념이다. 전시관 내 참전 군인을 그린 거대한 조각은 전투 현장을 생생히 재연해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되새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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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펍인 Thistle Inn.


2시간 정도 관람하고(박물관이 넓어 2시간은 부족하다. 넉넉히 둘러보려면 반나절 정도 시간을 비워두는 것이 좋다. 다만 주차비가 시간당 5NZD로 비싸다는 점 유념), 늦은 점심을 먹고자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펍이라는 Thistle Inn으로 향했다. 1840년 문을 열었고, 설립 당시 장소에서 180년 넘게 계속 영업 중이라는 점에서 더 놀라운 곳이다. 투명 유리 바닥 아래로 보이는 지하실에는 당시 술을 담았던 오크통이 전시됐고, 벽면에도 연도별 사진이 걸려 있어 건축물의 역사성을 되짚기 좋다. 국가지정 문화유산에도 등재된 건축물이라고 한다. 여러 종류의 제조맥주 또는 와인을 스테이크, 관자 요리, 치즈버거 등 식사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맛도 아주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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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국립 도서관, 국립 도서관 내 시티 갤러리, 웰링턴 대성당.


식사를 마친 뒤 Thistle Inn 근처 뉴질랜드 국립도서관에 들러 도서관 내 시티 갤러리를 관람하고, 바로 옆의 웰링턴 대성당도 야외에서 잠시 구경했다. 인근 목재 아치로 유명한 고딕 양식의 관광명소 Old St Paul’s도 가보고 싶었지만 운영시간이 지나 문을 닫은 바람에 다음을 기약했다. 슬슬 날이 저물기 시작했다. 호텔로 들어와 체크인을 마치고 12일차의 알찬 일정도 마무리했다.


PS. 웰링턴 시티 내 호텔을 숙소로 정하면 주차비가 별도로 든다.(크라이스트처치 때도 숙소가 시내 중심가라면 유료 주차) 숙소 예약 때 주차를 원한다고 미리 신청했지만 막상 체크인할 때 직원이 “이미 예약이 다 차서 주차는 안된다”고 다른 사설 주차장으로 차를 옮기라고 말했다. 주차가 안된다고 사전에 메일로라도 알려줬으면 덜 황당했을 것이다. 급하게 인근 주차장을 알아보고 좀 더 비싸게 주차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용한 사설 주차장 요금은 이날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후 2시까지 기준 38NZD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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