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타운홀에서 오케스트라 보기
지난 주말 낮엔 미술관 나들이(오클랜드미술관 ‘근현대미술 100년’ 특별전)에 이어 밤엔 클래식 음악 공연까지 꽉 찬 하루를 보냈다.
클래식 음악 공연은 오클랜드 전용 콘서트홀인 오클랜드타운홀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오클랜드 내 다른 공연장도 많으나 클래식 음악 전용 콘서트홀은 오클랜드타운홀이라 가급적이면 이곳에서 공연을 본다. 무대 정중앙에 놓인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이 클래식 공연장의 무게를 더하는 곳이다.
타운홀은 오클랜드의 랜드마크여서 건축물 자체도 볼 만하다. 뉴질랜드 헤리티지(유산) 카테고리1에 등록된 건물로 그 자체가 오클랜드의 문화유산이다. 1911년 완공, 정치/문화의 중심지로서 역할해왔고 지금은 공연장으로 쓰이는데, 네오 바로크 스타일의 건축물이 고풍스러움을 더해 클래식 음악과 특히 더 잘 어울린다.
오클랜드타운홀은 오클랜드필하모니아가 상주하며 공연하는 전용 콘서트홀인데, 다른 공연팀의 연주도 많이 펼쳐진다. 이날엔 뉴질랜드심포니오케스트라(NZSO)의 겨울축제 사흘 공연 중 이틀째 연주가 펼쳐졌다.
이틀째날은 ‘봄(Spring)’을 주제로-콘서트마스터의 설명으로는 지금 뉴질랜드는 겨울이라 다가오는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염원을 담아 주제를 봄으로 잡았다고 한다- 앙드레 드 리더의 지휘로 총 3곡이 연주됐다. 이날의 부제는 ‘Ascension(비상/오름)’.
첫 번째 곡은 윌리엄스의 ‘종달새의 비상(The Lark Ascending)’. 주니어 시절 김연아의 피겨 작품 ‘종달새의 비상’ 배경음악으로 쓰여 한국인에겐 더욱 익숙한 곡이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포문을 여는 바이올린의 높은음 독주 파트가 지저귀며 날아오르는 새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겨울을 지내고야만(!) 숲의 생명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며 일어서는 모습이 인상주의 화풍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두 번째 곡은 마오리 전통 공연인 ‘파파투아누쿠’. 키위 작곡가 샐리나 피셔와 그래미상을 받은 마오리 전통 음악 연주자 제롬 카바나 포타마, 이들 부부가 작곡하고 연주해 키위와 마오리(뉴질랜드 원주민)의 화합을 상징하는 곡이었다. 여러 종의 마오리 전통 악기가 한 공연에서 번갈아 연주되는데, 관악기부터 타악기까지 자유자재로 다루는 연주자의 솜씨가 일품이었다.
세 번째 곡은 봄 하면 빠질 수 없는 슈만 교향곡 1번 ‘봄(Spring)’이다. 만물이 살아나는 봄의 풍경, 특유의 역동성을 잘 그려낸 명작이다. 슈만의 봄을 들으니 이젠 봄이 온 듯, 움츠린 몸이 펴지고 활기도 되찾는 기분이었다.
이번 공연은 지난 2월에 이은 두 번째 타운홀 방문이었다. 지난 2월에는 지오다노 벨린캄피 지휘 오클랜드필하모니아의 ‘브람스3’ 주제 연주를 들으러 갔다. 첫 곡 레기티의 ‘콘서트 로마네스크’에 이어 바르톡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바이올린 협주자는 제임스 에네스)이 연주됐다. 인터미션을 지나 2부에서는 이날의 하이라이트 브람스 교향곡 3번이 울려 퍼졌다. 들어도 들어도 명불허전이었다. 마지막 곡은 브람스의 헝가리무곡 1, 3, 10번. 나의 ‘최애’ 헝가리무곡 1번을 오클랜드에서 실황으로 만나서 더욱 기쁜 하루였다.
공연 예매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는데, 악단별로 일일이 회원가입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뉴질랜드에서 가장 대중적인 공연 예매 사이트 티켓마스터(www.ticketmaster.co.nz)를 이용해도 좋다. 뉴질랜드의 ‘인터파크’ 같은 사이트로, 수수료가 붙지만 클래식 공연뿐만 아니라 다른 공연 전시 등도 이 사이트에서 한 번에 예매할 수 있어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