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행동권 없는 한국, 있는 뉴질랜드
9월 봄을 맞아 뉴질랜드 곳곳에서 각 직종의 '파업'도 기지개를 켠다. 전문의 파업(9월 23~24일)과 함께 교사도 대규모 파업에 나섰다.
교사 파업은 이번 주 중등학교 교사가 포문을 열었다. 9~13학년 교사들이 파업 행동을 벌였고, 초등교사는 내달 파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어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부터 ‘내달 23일 교사들이 파업에 나서 학교는 하루 문을 닫는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 통보에 따르면 학교는 ‘교장 교사 직원이 소속된 교직원노조는 정부가 제시한 임금 제안에 거부해 10월 23일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 조건으로는 학생의 안전한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파업 당일 돌봄이 필요한 학생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외부업체가 휴일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수요 조사를 하겠다’고 한다.
국가공무원법과 초중등교육법에 의거해 교사의 파업(단체행동권)을 엄격히 금지하는 한국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근래 교사들이 집단 연가와 병가를 활용, 우회적으로 단체행동을 했는데 교육부는 이를 불법 파업으로 보고 참가 교사를 징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뉴질랜드 교사들은 급여 및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파업을 선택했다고 말한다. 학습 등 환경 변화로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되는데 일은 고되고 벌이는 빠듯하니 우수 인력이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다. 더 나은 급여와 근로조건 개선으로 우수 인력을 확보,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게 교사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뉴질랜드는 교사 부족 현상을 보인다. 이런 연유로 정부는 올해 3월부터 초등교사를 부족 직업군으로 보고 그린리스트 티어1로 격상, 영주권 취득을 용이하게 했다. 그린리스트 티어1 직업군이 되면 뉴질랜드로 와 해당 직종에 취업하면(중위임금 충족 등 세부 조건은 별도) 최소 2년 근무 조건 없이 바로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다.
우수 인력이 급여가 높은 호주로 빠져나가 일할 사람이 부족해지자 이 자리를 이민자로 채우겠다는 정책인데, 부족 직업군 중 하나로 꼽힌 교사들은 더 나은 급여로 인력 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파업에 나서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교사들의 이런 입장에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사 파업으로 학생 학부모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부정적 여론도 있다. 아무리 파업을 한다고 해도 학교 문까지 닫아가면서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다. 한국에서 공무직은 더러 파업을 하는데, 급식 노동자가 파업을 한다고 해도 빵 우유 등 대체식에 제공돼 급식 업무 자체가 중단되지는 않는데, 이곳은 아예 하루 휴업을 하겠다는 말이어서 반발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