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홀리데이 주니어 프로그램 수강기
다시 방학이다. 3term이 끝나고 4term 출발 전까지 2주간의 짧은 방학이 다시 시작됐다.
학교(외부업체 진행)나 도서관, 각 업체가 다양한 스쿨 홀리데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므로 이들을 잘 이용하면 방학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 지난 1term 방학 때는 서핑과 승마, 학교에서 진행하는 종일 프로그램을, 2term 방학 때는 남섬 여행(스키스쿨)으로 각 2주간을 보냈는데, 이번 방학 때는 골프와 서핑, 승마를 선택했다. 여러 프로그램을 듣는 덕분에(?) 나는 도시락 싸기에서는 해방되지 못했다. 스쿨 홀리데이 프로그램은 학교와 마찬가지로 모닝티와 점심시간을 따로 두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는 올림픽 챔피언 리디아고의 나라, 즉 골프의 나라다. 오클랜드라는 대도시 안에도 집 가까이 어렵지 않게 골프장을 찾을 수 있다. 그린피도 한국에 비하면 저렴해(최근 수년간 엄청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 비해서는 싸다) 골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한국인이 뉴질랜드를 많이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뉴질랜드에 오면서 한국에서는 비싸서 엄두도 못 냈던 골프와 승마, 2개는 아이들에게 꼭 배우게 하리라는 마음으로 왔는데, 승마는 생각보다 접근성이 좋지 않았다. 집 및 학교 근처에 포니클럽이 여러 군데 있으나 대부분은 말을 소유한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었다. 주니어 레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승마장은 대부분 오클랜드 남부 교외에 위치, 적어도 1시간~1시간30분 정도는 차를 타고 가야 해 잘 가지 못하고 방학 때만 하루이틀 정도 겨우 수업을 듣는 수준이었다.(이번 방학 때도 스쿨 홀리데이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해 하루 승마 체험 수준으로 수업을 듣기로 했다)
골프 역시 제대로 배우게 하리라는 생각에 골프채를 한국에서 바리바리 싸들고 왔건만, 뭐 한다고 바빴는지 3term 만에 겨우 이제 레슨 발을 뗐다.
집에서 차로 3분 거리 골프장에 스쿨 홀리데이 프로그램이 있는지 문의했더니 이틀 프로그램으로 2주간 운영한다고 해서 서둘러 2주 모두 등록을 마쳤다. 풀데이(오전 9시~오후 3시)와 하프데이(오전 9시~낮 12시)로 나뉘는데, 골프 경험이 없으면 하프데이를 추천한다고 해서 오전 수업만 받기로 했다. 강습료는 시간당 30NZD 정도.
골프채와 골프공, 장갑 등 장비는 지참해야 한다. 초보반이라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자세를 잡고 아이언 드라이버 등 클럽별로 치는 연습부터 시작했으며, 그린에서 퍼팅 훈련으로 첫날 교육을 마쳤다. 퍼팅 연습 때는 홀이 작으므로, 훌라후프를 그린 위에 놓아 이 안으로 공을 넣게 해 아이들의 ‘성취도’를 높이고 흥미도 유발했다. 퍼팅 후 잔디를 밟아 ‘원형보존’도 습관적으로 할 수 있게 가르쳤다.
아이들 말로는 간간이 스몰토크도 하면서 재밌게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한국에서 골프채를 새로 사서 갔는데, “새 거다! 나도 새 거 치고 싶어”를 하며 선생님이 더 좋아했고, 골프채를 들고 하키 드리블을 했더니(아이들은 학교 하키팀 소속) “너 하키 하냐?”며 “Good!”을 연발했다고 한다. 하키 덕분에 골프가 더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강사 선생님은 수업 후 아이들의 플레이 영상을 보여주며 “처음 하는 것 치고는 잘한다”고 아이들을 칭찬해 주셨다.
이튿날인 오늘은 보슬비가 내린다. 물론 수업은 중단 없이 진행된다. 비를 맞으며 공을 줍는지 아이들이 페어웨이를 뛰어다니고, 일부 그룹은 퍼팅 연습에 나섰다. 비가 와서 그런지 더 청량한 느낌의 골프장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