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공립 초등학교는 어떤 모습일까?(3)체육

by 오클랜드방랑자


전반적으로 뉴질랜드 초등학교 교육은 체육을 매우 강조한다. 체육에 진심인 나라라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건강하게 신체와 정신이 쑥쑥 자라는 것이 초등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체육은 정규 PE 시간이 있고, 그 외 여름 시즌인 1학기에는 교내 수영장에서 생존수영 수업이 진행된다. 교내 20m 길이 수영장이 있어서 수영 수업을 진행하기 원활하다. 한국은 수영장에 가서 생존수영 수업을 진행하는데 여긴 교내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수영장이 있기에!

학교 측은 1학기 수영 수업이 끝날 즈음 학부모를 초청해서 교내 수영대회도 열었다. 그간 배운 수영 솜씨를 뽐내는 자리다. 수영을 못해도 참가할 수 있다. 수영 대신 물속에서 걸으면서 목표지점까지 가도 된다. 수영 못한다고 뭐라 하지 않는다. 모든 상황을 받아주고, 아이들의 선택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분위기가 좋다.


가을인 2학기에는 수영 대신 크로스컨트리 수업이 진행된다. 학교 근처 공원을 장거리 달리기 하는 수업으로, PE 시간에 크로스컨트리 연습을 계속한다고 한다. 5월 말에는 1학기 교내 수영대회처럼 학교 크로스컨트리 대회가 펼쳐진다. 학교 맞은편 공원에서 진행되는데, 이날은 학부모도 참관이 가능해 ‘학교 운동회’처럼 진행된다.




이에 더해 정규 PE 수업 외 ‘학교 스포츠(school sports)’라는 이름으로, 체육을 더 강화하는 느낌이다. 이번 시즌 우리 학교가 채택한 팀 스포츠는 리파(미식축구)/수구/넷볼/하키(필드)/미니볼(농구) 다섯 종목이다. 방과후교실처럼 원하면 신청하는 방식이라 안 해도 되긴 하지만 학교 대항별 경기가 많아 학교에서는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팀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매우 전문적으로, 진심으로 아이들을 훈련시키므로 하고 싶게끔 만든다.

우리 아이들은 5월부터 시작된 하키를 선택했다. 스쿨 스포츠는 한 번 신청하면 4~5개월 정도(훈련기간 포함) 스포츠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학교 스포츠는 참여비가 저렴하다. 종목별로 조금씩 다른데 하키는 4개월에 120NZD(9만8000원)라 부담되지 않게 스포츠를 배울 수 있다. 하키는 좀 비싼 편이고 넷볼(6만5000원) 등 더 저렴한 학교 스포츠도 있다. 학년별 성별로 구분해 팀이 구성된다.


하키 팀원으로 확정된 뒤 부랴부랴 하키 스틱 등 장비를 사고, 두어 번 연습을 거쳐 바로 실전 경기에 투입됐다. 며칠 전 하키 스틱 처음 잡아봤는데 바로 경기에서 뛰다니, 이곳은 참 아이들을 강하게 키운다!


하키 장비는 스틱과 신가드(정강이 보호대), 마우스가드가 필수다. 공이 꽤 딱딱하므로 이를 보호하는 마우스가드와 정강이를 보호하는 신가드가 없으면 다칠 수 있어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마우스가드는 자기 입 구조에 맞게 몰딩을 한 뒤 사용한다.


이번 시즌 하키 경기는 매주 월요일 한 차례 학교 대항별로 치러진다. 다른 학교 팀이랑 정식 하키 경기장에서 게임을 하는 방식이다. 아이들이라 1/4 turf(성인 기준 한 경기장을 4조각 내어서 그중 하나를 사용) 크기 경기장에서 게임이 진행된다. 경기 시간은 10분 전반전, 10분 휴식, 10분 후반전 등 총 30분간 진행된다. 학부모는 더그아웃에서 아이들의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


하키 룰은 거의 축구와 비슷해서 이해하기 쉽다. 골키퍼 포함 6명의 선수가 하키 스틱을 사용, 볼을 드리블해서 상대편 골대에 골을 넣는 방식이다. 오프사이드 반칙 등 룰도 축구와 흡사하다.


우리 팀(총 9명)은 우리 아이들을 포함, 거의 절반이 처음 하키를 하는 아이들이라 모든 것이 미숙해서 경기를 보는 내내 골을 허용하지 않을까 가슴 졸인다. 그런데 올 시즌 첫 경기(5월 5일) 때는 의외로 1 대 1로 비겼다. 수비에 집중한 전략이 유효한 듯했다. 물론 다음 경기(5월 12일) 때는 1 대 4로 대패하긴 했다. 그러나 차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면서 다음 주 경기를 기다려 본다.


하키 경기는 매주 월요일 한 차례씩 진행되나, 이에 대비한 팀 연습은 월요일 등교 전 아침(오전7시45분~8시45분)과 금요일 하교 후(오후 3시15분~4시15분) 일주일에 2차례 정도 별도로 진행되므로 여기에도 참여해야 한다. 가끔씩 주말에 연습이 소집될 때도 있다.

우리 팀 감독 및 매니저는 팀원의 아버지다. 전문 코치가 아니라 학부모들이 따로 시간을 내어 이렇게 학교 스포츠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심지어 전문 코치가 아닌데도 하키를 잘하신다. 뉴질랜드에서 하키가 생활 스포츠로서 인기가 많다더니, 생활 스포츠 저변 확대의 덕을 이렇게 보는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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