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d, Yellow, Pink Shirt day
뉴질랜드 모든 초중고교는 교복을 입는다. 매일 교복 착장이 원칙이지만 특정한 날은 사복을 입는 것이 허용된다. 바로 복장 이벤트날이다.
지난 10월 17일은 ‘Loud Shirt Day(시끌벅적 셔츠 데이)’였다. 복장 이벤트날에는 주제어가 각각 제시되는데 이날은 ‘loud’, 즉 사복 중 가장 시끌벅적하고 요란한, 밝은 색 계열의 셔츠를 입고 등교했다. 원색 계열이나 번쩍거리는 옷 등 가장 요란한 착장을 하고 학교에 오면 된다. 물론 복장 이벤트가 싫으면 교복을 입고 등교해도 무방하다.
복장 이벤트는 캠페인을 통해 특정 주제에 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기부받은 돈으로 그들을 돕는다는 취지로 개최된다. 학교뿐만 아니라 직장, 커뮤니티에서도 복장 이벤트는 진행된다. 캠페인 때에는 ‘골드코인’(1달러 또는 2달러 동전이 금색이어서 골드코인이라 부른다)을 기부받는데, 등교 때 교문 앞에서 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모금통을 들고 등교하는 학생들로부터 모금한다.
복장 이벤트마다 주제가 다른데, Loud Shirt Day는 청각장애인을 지원하고자 진행되는 뉴질랜드 청각지원센터 주관의 연례 모금 행사다. 청각장애에 관한 인식을 제고하고 청각장애 아동 및 가족의 재활을 돕고자 열린다. 청각장애인의 인공와우 수술 및 이후 언어 재활치료, 상담 등을 지원하는 데 캠페인 모금액이 기부된다. 시끄러운이라는 뜻의 ‘loud’ 주제어처럼 청각장애인도 들릴 만큼 이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뜻이어서, 딱 맞는 의미의 작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3학기(term) 때인 8월 29일에는 ‘Yellow Shirt Day(옐로 셔츠 데이)’가 진행됐다. 뉴질랜드 암 협회 주관, 암 환자를 위한 기부와 인식 제고를 목적으로 열리는 ‘Daffodil day(수선화의 날)’를 기념하는 날이다. 수선화를 상징하는 노란색 옷을 입는 날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인 노란 꽃 수선화를 통해 암 투병의 길고 긴 겨울을 지나 곧 봄을 맞을 것이라는 희망과 회복, 밝음과 생명력을 바라는 날이다.
지난 글에서도 다뤘는데 5월 16일 열린 ‘Pink Shirt Day(핑크 셔츠 데이)’도 인상적이었다. 뉴질랜드정신건강재단이 주관하는 ‘왕따 금지의 날’이다. 괴롭힘을 멈추고 친절 포용 배려의 문화를 배우고 확산한다는 취지로 진행되는 캠페인이다. 캠페인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이날은 핑크옷을 입고 등교했다.
복장 이벤트는 공동체의 삶을 돌아보고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운다는 의미로 계속된다. 다양성, 사회적 포용을 학교에서 그것도 이벤트로 배울 수 있다니 흥미롭고도 교육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