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뭐 하며 놀까(6)살롱 콘서트

시민회관에서, 과학관에서 현악사중주 관람

by 오클랜드방랑자
KakaoTalk_20251024_080245031.jpg 스타돔 플래닛타리움 돔 스크린에 안내된 'Strings under the stars' 공연.


이달 주말에는 소규모 클래식 공연인 ‘살롱 콘서트'를 즐겼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는 마을회관, 카페, 과학관 등에서 작은 단위의 콘서트가 많이 열리는데, 이달에는 현악사중주단의 공연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특히 지난 주말(10월 18일) 오클랜드 천문과학관인 스타돔에서 열린 별빛 콘서트 'Strings under the stars'가 인상적이었다.


원래는 그전 주 오후 공연으로 예매했으나 근처에서 열린 '2025 아시아 페스티벌’ 탓에 엄청난 교통체증으로 늦어 놓치고 말았다. 공연시간을 30분이나 지나 도착하는 바람에 인터미션 때라도 들어가고 싶다고 했으나, 인터미션이 없는 공연이라 연주 도중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아쉬워하면서 방법이 없을지를 묻자 ‘천사’ 직원이 감사하게도 다음 주 공연 빈자리로 티켓을 교환해 줬다.


그래서 한 주 늦어진 18일 오후 8시30분 공연. 다시 얻은 기회는 절대 놓치지 않으리라! 늦지 않게 20분 전에 도착, 공연이 진행되는 스타돔 내 플래닛타리움에 착석했다. 플래닛타리움은 천문과학관 내 대형 돔 스크린 극장이다. 의자에 누워서 천장 스크린의 우주 관련 영상물을 보면서 오클랜드필하모니아(오클랜드교향악단) 단원으로 구성된 스트링 콰르텟(바이올린 2대, 비올라 1대, 첼로 1대)의 연주를 라이브로 듣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베토벤 현악사중주 8번으로 시작한 이날 콘서트에는 ‘우주’를 주제로 한 여러 클래식 음악이 함께 연주돼 장소(천문과학관)의 의미도 되새겼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곡은 ‘달’을 주제로 한 드뷔시의 ‘달빛(Claire de Lune)’과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가 이었다. 모두 현악사중주로 편곡됐다. 관람자가 우주선을 타고 달 표면에 직접 내리는 듯한 느낌을 주게 하기도 하고, 태양이 달에 가려지는 일식도 보게 하는 영상물이 흥미롭다. 네 번째 곡은 뉴질랜드 웰링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대 클래식 음악 작곡가 모스가 만든 스트링 콰르텟 5번 'Intertial Atrophy'이었다. ‘관성적 위축’이라는 곡 제목과는 완전히 달리 매우 격정적인 멜로디가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마지막 곡은 홀스트의 행성 중 ‘목성’. 영국 애국가 ‘I Vow to Thee, My Country’의 선율로 더 유명한 곡이다. 영연방 중 하나인 뉴질랜드에서 홀스트의 ‘목성’을 들으며, 영상물을 통해 목성을 중심으로 태양계 행성 우주여행을 즐기며 콘서트는 마무리됐다.

공연은 40분간 진행됐고, 이후에는 천문의 역사, 과학으로 우주에 더 다가가려는 인간의 도전에 관한 사회자의 설명이 20여 분간 더 이어졌다. 콘서트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공원(스타돔은 원트리힐이 있는 콘월공원 내 위치)에서 행성, 별을 실제로 올려다보니 밤하늘이 더 색다르게 다가왔다.


앞서 이달 첫째 주에는 센헬리어스 시민회관에서 현악사중주단 공연이 펼쳐졌다. 오클랜드에서 활동하는 ‘살루트 스트링 콰르텟’이 비발디의 ‘사계’를 주제곡으로 연주했다. 봄이 왔지만 그렇다고 아직 겨울이 끝난 것도 같지 않은 계절의 변화가 체감되는 오클랜드의 요즘, 비발디의 사계는 지금 듣기 딱 좋은 음악이다.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를 시작으로 비발디의 봄과 여름, 인터미션을 지나 가을과 겨을, 하이든의 ‘황제 콰르텟’ 2악장이 잇달아 펼쳐졌다. 연주 시작 전 연주자의 곡 해설이 음악을 더 쉽게 알 수 있도록 도왔다. 평화로운 봄과 가을, 격정적인 여름과 겨울이 쏙쏙 이해됐다.

오후 5시30분께 공연이 끝나고 이른 저녁 오클랜드 동부의 아담한 센헬리어스 비치도 산책하니 주말이 더 알차게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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