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성적표를 받다
**이 글을 저장하고 글을 올린다는 것을 깜빡했다. 지금은 3학기가 시작된 지 3주차이고, 이 글을 쓴 시점은 2학기 말이다.
뉴질랜드에 온 지 벌써 다섯 달이 지났다. Time flies! 정말 시간이 날아다니는 것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오늘(6월 27일)은 2학기(2term)의 마지막 날이다. 총 4학기(뉴질랜드는 1년에 총 4학기로 운영) 중 벌써 반년의 학기를 마친 셈이다. 1term에 비해 한 주 짧아 더 빨리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term 마칠 때와 달리 2term 때는 학부모 면담(parent interview)이 있다. 면담 소요시간은 10분 정도. 아이의 지난 2학기 동안의 발달 상황, 교육과정에 잘 따라가고 있는지 등을 선생님이 평가하고 학부모가 아이에 관련된 질문을 할 수 있는 공식적인 통로다. 물론 급하게 요구하고 싶은 거나 질문할 게 있다면 그때그때 담임선생님께 여쭤볼 수도 있다. 학부모 면담 시간을 미리 잡고(온라인 신청), 그 시간에 교실로 방문하면 된다. 두 아이의 반이 달라 담임선생님을 각각 만났다.
큰애반 담임선생님을 먼저 뵈었다. 지난 학기 간단 평가를 한 뒤 아이가 공부했던 흔적(공책)을 보여줬다. “근면성실하고 선생님 말을 잘 듣는다. 아직 영어가 익숙하지 않고 어려워 하지만 그래도 영어로 말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하다”는 선생님의 칭찬에 내가 더 기뻤다.
선생님이 평가를 이어갔다. “같은 반에 한국인 친구(영어 잘하는)가 많이 도와줘서 학교 생활을 잘하고 있고, 학교 다니는 걸 좋아하고, 학교 친구들도 아이를 좋아한다. speaking은 아직 어려워 하지만 reading은 많이 늘었고(본인 레벨보다 높은 레벨의 책을 보려고 도전하는 모습이 좋다), 특히 writing에서 spelling을 매우 정확하게 써 놀라웠다.(실제로 키위 아이들도 쓰기 할 때 철자는 많이 틀림) 너무 완벽하게 말하려거나 쓰기를 하려고 하는데 오히려 그게 영어 실력을 높이는 데 더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틀려도 좋으니 많이 말하고 쓰고 읽도록 이끌어 달라.”
교육과정 평가는 크게 reading/writing/math 3과목으로 나눠서 하는데 reading과 writing은 뉴질랜드 교육과정 해당 학년(year5)에 맞추려면 더 노력하라는 주문을, math는 진도를 잘 맞춰가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뉴질랜드에 온 지 이제 다섯 달째라 영어가 많이 미숙해서 학교 수업과 생활을 잘 따라가는지가 제일 걱정된다는 말에, 선생님은 본인도 영어가 second language(남아공에서 오심)여서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안다며, 이 정도면 잘하고 있으니 더 격려해 달라고 말씀해 주셨다.
5분 뒤 이어진 작은애반 면담에서는 담임선생님 두 분(부담임 포함)이 함께 했다. 아이가 “So lovely, Sweety” 하다고 여러 번 말씀해 주셔서 자연스럽게 아이스 브레이킹이 됐다.
큰애와 마찬가지로 reading과 writing은 뉴질랜드 교육과정 해당 학년(year5)에 맞추려면 더 노력하라는 주문을, math는 진도가 오히려 앞서고 있다(outstanding)고 평가해 주셨다. 계산이 너무 빨라서 놀란다고 하셔서, 한국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수학이었다고 하니 더욱 놀라신다.
“학교 생활 잘하고 있고, 특히 잘 지내는 친구 2명이 있어서(한 명 더 있었는데 학기 중에 전학감) 내년에 같은 반으로 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 다만 영어로 말하기가 더디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소극성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이겠지만 그 문제는 시간이 필요하다. 좀 더 지켜보자”며 평가를 이어갔다.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게 있을지를 물었더니 무조건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신다. 역시 책 읽기의 중요성!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다만 그냥 읽는 게 아니라 소리 내서 읽고 책을 다 읽은 뒤 어떤 내용이었는지 영어로 말하는 것을 계속 시키면 좋다.” 줄거리를 한국어로만 말하려고 한다니까 웃으시면서 "영어로 시켜라"고 다시 한번 강조해 주셨다.
“학교 행사 때 학부모 도우미로서 여러 번 참가해 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씀에 “언제든지 불러만 달라”고 웃으며 면담을 끝냈다. 2학기가 기분 좋게 마무리됐다.
다시 정리하자면 여전히 speaking이 문제다. 듣기는 어느 정도 분위기를 파악해서, 선생님 말씀은 이해하는 것 같은데, 발화를 어려워한다. 작은애는 듣기마저도 어렵다고 한다. '6개월의 기적'(반년 정도 지나면 마법처럼 듣기 스피킹이 될 것이다라는 조언)은 우리 아이들에겐 없었다;;;
이에 앞으로 집에서 하는 학습은 우선 하고 싶은 말을 더듬더듬해서라도 할 수 있도록 speaking 기본 문장 외우기에 치중해야 할 듯싶다. 책 읽기는 많이는 못하지만 꾸준히 하루 한 권, 듣고(음원) 소리 내서 읽는 방식으로 이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