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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 May 20. 2024

0520 못난 대본이라, 작가가 미안해

필자는 능력이 부족할 때 로또 당첨을 꿈꾼다

2024 에이스토리 신진작가 데뷔 프로그램이 쏘아 올린 공

2024 에이스토리 신진작가 데뷔 프로그램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내가 왜 에이스토리 신진작가 데뷔 프로그램에 지원하지 않았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KT 공모전을 준비하느라 그랬던 것 같다. 공모 대상은 신인 작가 및 데뷔 후 2년 이상 사업화 작품이 없는 작가로 미니, 미드폼, 숏폼, 단막을 통틀어 6명/팀을 뽑는다고 한다. 방송사 공모전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신청서에 '지원동기 및 자기소개'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작품을 선정할 때 작가의 특색을 고려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나의 성장배경이 조금은 유리하게 적용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다. 그리고 이렇게 변변하지 못한 기대를 하는 이유는 얼마 전 나의 단막 대본들을 수정하면서 글부심이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http://astory.co.kr/announcement/?uid=958&mod=document&pageid=1


부산대학교 한국어 맞춤법/ 문법 검사기를 아세요?

아무래도 10살 때부터 16년 정도를 미국에서 살았기에 어휘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나이기에 글을 쓸 때 나의 가장 취약점은 아무래도 문법이다. 난 여태껏  한컴 오피스의 문법 검사기에 의지해 문법 오류를 고쳐왔다.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 문법 검사기에서 제안하는 문법이 나의 상황에 적절한 것인지의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고치면서도 잘 고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나의 문법을 확인받을 뾰족한 수가 없다 보니, 오롯 한컴 검사기에 의지하여 나의 글을 교정하는 수밖에는 별다른 수가 없었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영상 번역 수업을 들으며, 부산대학교에서 제공하는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강사님 말씀으로는 현재 시중에 사용할 수 있는 교정기 중, 부산대학교에 가장 정확한 문법 검사기라 말씀하셨다. 그리고 나는 이번 처음 나의 완성된 대본들을 이 검사기에 돌려보았다. 결과는 처참했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수많은 오류를 보며, '내가 오펜에 쓰레기 대본(?)을 제출했구나...' 하는 생각에 자괴감이 몰려왔다. 물론, 마지막 시간이 부족해 제대로 검사를 하지 못하고 제출한 것도 이유겠지만, 너무나 터무니 어이없는 실수도 감지하지 못한 나 자신이, 무척이나 실망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여태껏, 나의 사기가 사그라들까, 걱정되어 무시하고 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늘 존재하고 있었던 생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내가, 이 실력으로 정말 작가가 될 수 있을까?' 35이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허영에 사로잡혀 꿈을 꿀수 있는 적은 나이 또한 아니다. 만약 불가능한 꿈을 꾸는 것이라면, 되도록 빨리 깨어나고 싶은 게 나의 마음이다.


성공의 삼박: 집필 능력, 구성 능력, 그리고 운

작가로 밥벌이를 해 먹기 위해서는 삼 박이 맞아야 한다. 집필 능력과 구성 능력이 뛰어나도 운이 없으면 안 되고, 집필 능력이 뛰어나고 운이 따라줘도 구성 능력이 없거나, 구성 능력이 뛰어나고 운이 있어도 집필 능력이 없으면, 언젠간 밀려나기 마련이다. 현재로서 성공의 삼 박은 나에게 아득히 머나먼 꿈의 이야기다.


아직 아이디어 구상은 했지만 집필하지 못한 단막이 2편. 수정해야 하는 단막이 2편 그리고 장편이 1편이다. 퇴사하면 이 모든 것을 수월하게 다 해낼 수 있을까? 할 수 있다고 해도,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일이 잘 안 풀려서 그런가, 다시 아카데미 수강을 하고 싶은 마음이 문득 들었다. 하지만 수강하면 금전적인 이유로 퇴사를 미뤄야 할 것 같아 등록이 망설여진다.


꼼수 없이 열심히 사는 것만이 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로또 명당에 가서 로또 사고 싶어지는 그런 변변치 못한 마음이 드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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