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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 Aug 08. 2024

2년 차_0807 퇴사, 퇴짜, 그리고 퇴고

생존신고 2편

이번 글은 지난번 '생존신고'의 후속 편입니다

                    


퇴사

여름이 끝나기 전 보다 조금 이른, 6월 말 퇴사했다. 때문에 지갑은 얇아졌지만 그럼에도 삶은 훨씬 풍족해졌다. 퇴사 낙수효과(?)라고 해야 할까? 내가 행복하니 남편도 행복해지고 아이도 더 행복하다. 내가 직장상사에게 퇴사를 통보한 당일까지 이를 만류하던 남편도 이제는 내가 벌어온 돈보다 현재 내가 우리 가족에 기여하는 바가 훨씬 더 값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매달 들어오던 월급이 그립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오랜만에 옳은 선택을 한 것 같아 마음이 홀가분하다.


퇴짜

내 일생을 통틀어 가장 많은 퇴짜를 당했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아마도 대학을 갓 졸업하고 구직활동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현재, 그때와 맞먹는 퇴짜를 맞고 있다. 프리랜서로 전안 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은 했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다면 이를 마다 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래도 막상 부딪혀 보니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일단, 프리랜서로 지원한 모든 회사에서 줄줄이 퇴짜를 맞았다. 영상번연, 웹툰번역, 일반번역 등등 지원한 모든 회사에서 퇴짜를 맞았다. 심지어 친구의 추천으로 지원한 미국 프리랜스 회사에서 퇴짜를 맞았다. (지원하면 무조건 붙을 거라며...) 그리고 가장 중요한 Astory 공모전에서도 떨어졌다.


이쯤 되니 내가 지난 30 몇 년간 뭘 하고 살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가는 평생 프리랜서는 못할 것 같아, 결국 이전 영상번역 기초반을 들었던 학원으로 돌아가 전문반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비용 때문에 아카데미를 미루고 있는 현시점에 예상밖의 지출이라니 한숨이 절로 나지만 지출이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다행히 이 학원의 장점은 전문반을 수강하는 동안 실전에 투입되어 소량의 사례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말 소량이라 아주 살짝 노동착취를 당하는 기분이 들지만 대학시절로 돌아가 경력을 쌓기 위해 인턴쉽에 참여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 열심히 해보려 한다.


퇴고

작년에 이어 KBS 단막극에 지원했다. 새로 써놓은 글이 없어 Astory에 제출했던 단막 2편을 제출했다.

840번, 이제는 놀랍지도 않아

최종심에 오르면 한편을 더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서둘러 지난 1월부터 아직 끝내지 못한 나의 단막을 끝내야 할 것 같다. 3~4 씬만 더 쓰면 완성인데 도대체 왜 이걸 아직까지도 이렇게 질질 끌고 있나 모르겠다. 8월 말까지 꼭 집필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예정이다.


그래도 망생이 2년 차, 이 정도 시련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래,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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