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지역에는 그곳에 가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한 끼가 있습니다. 춘천도 그런 곳이지요. 누군가는 가장 먼저 닭갈비를 생각하고, 또 누군가는 막국수를 떠올립니다. 신기한 건 이 두 메뉴가 따로가 아니라 함께 기억된다는 점이에요. 춘천에 가면 닭갈비를 먹고, 막국수를 곁들이는 흐름이 아주 익숙한 한 장면처럼 자리 잡고 있으니까요.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는 조합입니다. 한쪽은 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뜨거운 음식이고, 다른 한쪽은 담백하고 시원하게 입맛을 정리해주는 음식이니까요. 성격은 다르지만 함께 놓였을 때 오히려 더 완성도가 생깁니다. 그래서 춘천에서의 식사는 종종 한 가지 메뉴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이 둘을 어떤 방식으로 함께 먹을지를 정하는 일에 더 가까워 보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춘천의 닭갈비와 막국수 맛집들이 주목받고 있지요. 독박투어4를 보고 나면 괜히 화면에 나온 그 한 끼가 궁금해집니다. 여행 예능에 등장하는 음식은 늘 그렇듯 단순히 맛있어 보여서만 기억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 장면 속 공기와 분위기, 함께 먹는 사람들의 표정까지 어우러져서 더 또렷하게 남는 법이니까요. 춘천의 닭갈비와 막국수도 그런 방식으로 다시 마음에 들어오는 메뉴인 것 같습니다.
닭갈비는 늘 활기 있는 음식처럼 느껴집니다. 철판 위에서 익어가며 냄새로 먼저 기대를 만들고, 한 점 한 점 먹을수록 식사가 점점 무르익지요. 여기에 막국수가 곁들여지면 흐름이 부드러워집니다. 진하고 익숙한 맛을 즐긴 뒤에 막국수 한 젓가락으로 입안을 정리하면, 그 조합이 왜 오랫동안 사랑받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강한 것과 담백한 것, 뜨거운 것과 시원한 것이 한 끼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셈이니까요.
춘천에서는 이런 식사가 유난히 잘 어울립니다. 여행지의 한 끼이면서도 너무 과장되지 않고, 누군가에게 추천하기도 어렵지 않은 메뉴니까요. 특별해서 기억된다기보다, 익숙해서 다시 찾게 되는 맛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닭갈비와 막국수는 춘천을 설명하는 음식이면서도, 동시에 춘천이라는 도시를 조금 더 편안하게 느끼게 해주는 음식 같기도 해요.
후평동1.5닭갈비처럼 방송을 계기로 더 많이 알려진 곳들을 보고 있으면, 결국 사람들이 찾는 건 화려한 설명보다도 춘천다운 한 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지역에 갔을 때 가장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식사, 너무 어렵지 않고 누구와 함께 가도 무난한 메뉴, 그리고 먹고 난 뒤에도 여행의 한 장면처럼 남는 음식 말이에요.
그래서 춘천의 닭갈비와 막국수는 언제나 비슷한 방식으로 반갑습니다. 처음 가는 사람에게도 어렵지 않고, 여러 번 가본 사람에게도 여전히 익숙한 만족을 주니까요. 어쩌면 춘천의 맛은 새로움보다 익숙함에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더 오래 남고, 그래서 또 한 번 생각나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