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메뉴가 고기인 날에는 시작부터 마음이 조금 바빠진다. 썰고, 재우고, 굽고, 중간중간 뒤집는 일까지 생각하면 손이 쉴 틈이 없다. 그 와중에 가위가 자꾸 밀리기라도 하면 사소한 불편이 금세 피로로 바뀐다. 별것 아닌 도구 하나인데도, 이상하게 그런 날은 준비하는 사람만 더 분주해진다.
한동안은 원래 있던 주방가위를 그냥 써왔다. 못 쓸 정도는 아니었지만 생고기를 자를 때마다 손에 힘이 들어갔고, 한 번에 끊기지 않아 다시 각도를 바꾸는 일이 잦았다. 그럴 때마다 집에서도 고기집 가위처럼 편하게 잘리는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락앤락 불고기양손가위를 쓰게 됐다.
처음 몇 번 써보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괜히 힘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절삭력이 좋으니 재료 앞에서 머뭇거리는 시간이 줄었다. 불고기처럼 얇은 고기도, 결이 살아 있는 생고기도 깔끔하게 잘려서 요리의 흐름이 끊기지 않았다. 손에 쥐는 느낌도 안정적이라, 도구를 쓴다기보다 손이 하나 더 생긴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이후로는 고기 메뉴를 준비할 때 주방가위부터 찾게 된다. 크게 티 나는 변화는 아니지만, 저녁을 차리는 마음이 조금 덜 부산해졌다. 늘 비슷해 보이던 부엌일도 작은 편안함 하나로 결이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다. 결국 오래 남는 건 거창한 만족감보다, 오늘도 무난하게 잘 썼다는 조용한 안도감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