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에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존재하고 있었지만 보이지 않았던 일상의 풍경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고작 아이 하나 키우는 건데 왜 이렇게 무서운지, 초보 엄마는 불안해 발을 동동 굴렸다.
나는 조금 다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교육대학교를 나왔고, 대학원도 나왔고, 교직경험도 3년 정도 있었다. 나름 교육에 몸 담은 시간이 10년 정도 있으니 엄마도 잘하지 않을까. 그렇게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덜컥 엄마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야심 차게 훌륭한 엄마가 되어야지 다짐했다.
착각이었다. 나는 완전 맨땅의 헤딩이었다.
육아는 생존 서바이벌이었다. 교육은 커녕 하루를 살아내는 것도 벅찼다.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놀아주고... 이렇게만 해도 하루가 벅차게 흘렀다.
아이가 아플 때면 올나잇 근무다.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하면 잠도 못 잔다.
총체적으로 불행했고, 가끔 때때로 견딜만했다.
나의 책 읽기 주종목은 철학이었다. 책 읽기를 즐기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책을 집어 들면 철학책을 집어 들었다. 지혜를 주는 문구들이 나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색채는 불교풍이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집에는 항상 불교서적이 가득했다. 좋은 말씀이 많았으며, 학창 시절 흔들리는 멘탈을 잡아주기에 유익한 내용이었다. 그렇게 띄엄띄엄 읽던 철학책들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것은 엄마가 되고 나서부터였다.
책에는 길이 있을 것이라고, 이 불행을 밝혀줄 빛을 찾고 싶었다.
변화의 시작은 선택에서 온다. 책을 읽기로 선택하고 철학책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가와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시들어가는 열정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환한 빛이 되어주었다. 나는 잃었던 행복을 되찾았다. 그리고 그 행복은 엄마가 되기 전보다 더 크고 깊고 단단했다.
누구나 행복을 찾고 싶어 한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정답은 없으나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행복을 찾고 싶다면 책 읽기를 추천한다. 여기에는 누구도 건들 수 없는 깊고 영원한 행복이 매일매일 존재한다.
부모가 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결혼을 무거워하고, 출산은 더더욱 두려워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의 불행이 아이의 불행으로 이어지기를 원하지 않는 마음이 클 것이다. 선택은 자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되기로 한 사람들은 행복해야 하고 행복을 지켜야 한다.
<맛있는 책읽기 자녀교육편>에서는 초보 엄마가 읽어온 교육철학 책과 사춘기 엄마의 지침서를 소개하며 행복한 가정을 단단하게 지켜내려는 의지와 열정을 담고자 한다. 정성껏 담은 내용들이 독자들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저마다의 가정에 행복의 온기가 된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