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바바베,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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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바 바베는 개인의 해탈이나 깨달음보다는 공동체적 깨달음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다. 그의 삶은 간디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간디를 본받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간디의 비폭력 평화사상을 현실 속에서 더욱더 구체화시켰다. 그는 내면의 평화와 사회적 평화를 동시에 추구했으며, 신과 인간이 하나 되는 삶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드러나는지를 보여주었다. 그의 삶이 궁금하다면 <사랑의 힘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라는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나는 비노바 바베의 책들 중 <천상의 노래>, <사랑의 힘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를 읽으며 그의 삶과 철학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철학은 아이를 키우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중요한 나침반이 되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비노바 바베의 책 중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을 중심으로 비노바 바베가 가졌던 교육 철학을 살펴보고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배워가야 할지'를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아이들은 필요한 경우 정보를 얻어내는 방법만 알면 충분합니다. 그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몫입니다. 진정성과 실용 기술, 그리고 기꺼이 봉사하는 것, 이 세 가지야말로 교육의 핵심입니다.


그는 오늘날 괴상한 교수법이 삶의 조화로운 일체성을 토막 내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아이들은 교육을 받는답시고 인생의 첫 이십 년을 통째로 쓰면서도 정작 살아가면서 일상적으로 해야 할 일들에는 무관심하다. 그렇게 대학을 나오고 나서는 자신이 받은 교육을 모조리 내팽개쳐 버리고 남은 나날들을 오로지 돈 벌기에 급급하며 평생을 살아간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으며, 아이들은 쏟아지는 각종 지식을 머릿속에 욱여넣느라 압사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필요한 것을 얻어내는 방법만 가르치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어린이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지식을 배우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왔지만 의무 교육이라는 틀 아래 과목마다 이수해야 하는 시간을 정해놓고 우격다짐으로 지식을 가르치고 있다. 무엇을 위한 지식인가? 평가를 위한 지식만을 가르치기 위해 아이들의 시간을 죽이고 있진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살아가면서 떠안게 되는 여러 가지 책무는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왜냐하면 책무들이야말로 신이 정해놓은 삶의 자연스러운 법칙을 끊임없이 떠올리게 해 주고, 도리에 어긋나는 욕망을 자제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그는 삶과 동떨어진 것은 무엇이든 바로 그 때문에 교육적인 힘을 잃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교육은 실제 노동을 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산물이기 때문에 쓸모 있는 노동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의식하든 하지 못하든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배운다고 말한다. 따라서 아이들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정에서는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독립을 했을 때 실질적으로 필요한 집안일을 가르쳐야 한다. 청소하는 법, 빨래하고 개는 법, 설거지하는 법, 요리하는 법 등 가장 기본적인 삶의 기술을 어릴 때부터 함께 하며 조금씩 아이의 일로 나눠줘야 한다. 아이는 실제로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나가며 가족 구성원에게 자신이 필요한 존재가 되어감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 책임의식을 가지게 하는 것이 아이를 강하고 바르게 키우는 길이라 생각한다. 아이도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연스럽게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게 될 것이다.






말이 아주 잘 달린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제가 알아서 달리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만약 채찍질을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말은 채찍에 겁을 집어먹고 피하려다 말에 탄 사람과 함께 도랑으로 굴러 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압박은 어리석고 잔인하며 반드시 없애야 하는 교육 방법입니다.



그는 우리가 교육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과장해 왔고, 그 결과 우리의 교육 방법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비정상적일 뿐 아니라 대단히 해로운 것이 되어버렸다고 말한다. 만약 어떤 아이가 아주 똑똑하고 기억력이 좋다면 그 아이는 공부를 하라는 압박을 심하게 받는다. 더 많이 가르치면 더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 미성숙한 상태의 아이에게 버거운 짐으로 작용한다. 명문대에 진학하고 대기업 또는 전문직을 가지더라도 인생의 가치와 즐거움을 잃어버린 채 흐릿한 삶을 살게 된다.


아이가 특별하게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이가 능력을 자유롭게 펼쳐질 수 있도록 자유를 더 주어야 한다. 아이는 주어진 시간을 도구로 새로운 것을 알아낼 것이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갈 것이다. 부모는 아이를 위해 편안하고 행복한 가정에게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된다. 자신이 찾아낸 길로 아이는 꿈을 펼칠 것이고 인생의 참된 즐거움을 알게 될 것이다.





'교육은 의무'라는 식의 틀에 박힌 생각 대신에, '교육은 즐거움'이라는 아주 자연스럽고 고무적인 생각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그는 학생에게 배움은 의식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교육은 아기가 모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이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러운 과정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삶과 연계되는 것을 배워야 하고, 아이가 흥미 있어하는 분야를 출발점으로 계속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 생활과 연계된 배움은 쓸모가 있어 아이는 성취감을 느낄 것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공부하는 것은 꿈을 찾아가는 길이기 때문에 몰입하여 배울 것이다.






교육은 강물과 같아야 합니다.
오늘 흐르는 물은 어제의 물이 아니며 이 물은 내일이면 없을 것입니다. 강은 언제나 흐르지만 그 물은 결코 같은 물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교육 또한 나날이 스쳐 지나가는 삶의 내용과 함께 끊임없이 변해야 합니다.



그는 틀에 박힌 교육은 이미 못쓰게 된 것이라 말한다. 새로운 경험은 날마다 생겨나므로, 우리는 우리의 삶을 언제나 새로운 조건들에 적응시켜 갈 힘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과 많이 다를 것이다. 따라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옛 지식과 융합해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줘야 한다. 부모 또한 이 시대에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고 아이가 그것을 배울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해 주어야 한다.





선은 두 개의 점이 있어야 그릴 수 있습니다.
삶의 길 또한 두 개의 점에 의해 결정됩니다.

하나는 "내가 서 있는 곳은 어디인가?"이고, 또 하나는 "나는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입니다. 이 두 개의 점을 잘 알고 나면 우리의 삶의 방향은 자연스럽게 정해집니다.




그는 한 인간의 잠재능력을 완전하게 성장시키는 것을 우리의 목표라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 아이들의 인성에 내적인 성장을 가져왔는가를 따져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게으름을 벗어나 부지런해졌는지, 아이들이 생활 기술에 감을 익혔는지, 아이들의 두려움이 많이 없어졌는지, 아이들이 좀 더 진실해지고 자신을 잘 조절하게 되었는지와 다른 사람을 잘 돌보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이를 위해 가정에서는 아이가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가르쳐야 하고, 집안일을 능숙하게 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정신적으로는 문제상황에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차분하고 용기 있게 말과 행동을 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또한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절제력을 키워주고 어떤 상황에서도 진실된 말을 할 수 있는 강인함을 길러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타인을 위하는 선한 마음을 가르쳐야 한다.





지금까지 비노바 바베의 말을 통해 아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무엇을'에는 지금의 삶과 연계되어 있는 지식을 배워야 함을 강조하였고, 나아가 흐르는 강물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조건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정신적으로는 두려움의 극복, 절제, 진실함, 다른 사람을 돌보는 마음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어떻게'에서는 배움은 의식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어야 하며 교육은 즐겁다는 생각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비노바 바베의 말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말이 아주 달린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제가 알아서 달리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이다. 물론 뛰어난 아이를 가진 부모에 해당하는 말인 줄 안다. 하지만 아이는 누구나 특별한 구석이 있다. 아이의 특별함을 발견한 부모라면 아이를 지나치게 압박하여 빠른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하기보단 아이의 어린 시절 충분히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도록 자유로움을 주는 것이 진정 아이를 성공으로 이끄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그가 말하는 교육의 목표는 '한 인간의 잠재능력을 완전하게 성장시키는 것'이다. 지금 내 아이의 위치를 파악하고 아이의 잠재력을 어떻게 발현시킬 것인지 목표를 설정한 후 20년간의 긴 여정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펼쳐나갈 수 있는 강인하고 따뜻한 어른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나의 아이는 어떤 씨앗을 품고 있는가?

오늘 아이가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세상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지금 가르쳐야 할 지식은 무엇인가?



답은 없다.

그 답을 찾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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