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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챠오 Jul 02. 2023

소보슬러이, 안필드의 새로운 돌격대장 될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22/23 시즌 5위에 그치며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실패한 리버풀이 새로운 돌격 대장을 영입하려 한다.


영국의 ‘디 애슬레틱’은 6월 30일 “리버풀이 독일 RB 라이프치히의 공격형 미드필더 도미니크 소보슬러이를 영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은 7,000만 유로(한화 약 1,000억 원)의 바이아웃(해당 금액 이상 지불 시 선수와 합의 후 바로 영입 가능)을 지불하기로 이미 라이프치히 측과 합의를 본 상황이다"라고 보도했다.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의 소보슬러이의 이적 확정 트윗 / 출처 - 로마노 기자 개인 sns


이후 유럽 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가 개인 sns에 자신의 시그니처 문구인 “Here We Go”라는 문구와 함께 리버풀이 소보슬러이의 바이아웃 금액을 충족했다고 전하며 사실상 소보슬러이의 리버풀행이 확정되었다.


티아고 알칸타라, 파비뉴, 조던 헨더슨 등 주전 미드필더의 부상과 부진, 유망주들의 더딘 성장으로 중원이 무너지다시피 한 리버풀에게 보강은 선택 아닌 필수였다.


더구나 리버풀은 이미 21/22 시즌을 앞두고 오렐리앵 추아메니 영입을 위한 경쟁에 나섰다가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었다. 22/23 시즌 중원 보강에 실패하고, 그 여파를 정통으로 맞으며 영입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리버풀은 2선과 3선을 오갈 수 있는 수준급 자원의 영입이 절실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영입이 절실한 상황에서 리버풀이 수많은 미드필더 중에 소보슬러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소보슬라이가 리버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선수 소개


헝가리와 라이프치히를 대표하는 미드필더 도미니크 소보슬러이 / 사진 출처 - 소보슬러이 개인 sns



소보슬러이는 2000년생의 헝가리 국적을 가진 미드필더이다. 186cm, 74kg의 균형 잡힌 피지컬을 가진 소보슬러이는 레드불 잘츠부르크를 거쳐 라이프치히와 헝가리 국가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활약해 왔다.


그는 2선과 3선을 오가며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이며, 강력한 킥력으로 코너킥이나 프리킥 같은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팀에게 다양한 옵션을 가져다줄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레드불의 유소년 프로그램을 거쳐 21/22 시즌부터 레드불 라이프치히의 소속으로 분데스리가에 모습을 드러낸 소보슬러이는 이내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21/22 시즌 분데스리가 데뷔 시즌부터 47경기에 출전, 10골 9도움을 기록한 소보슬러이는 22/23 시즌 45경기 10골 12도움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공신력을 인정받는 독일의 축구 전문지 ‘키커’의 22/23 시즌 종료 후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 평가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토마스 뮐러보다 높은 6위로 평가받기도 한 소보슬러이는 이제 분데스리가를 떠나 더욱 큰 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자 한다.




왜 소보슬러이인가?


분데스리가 22/23 시즌 팀 내 평점 1위를 차지한 소보슬러이 / 출처 - 소파스코어


소보슬러이는 스포츠 기록 전문 업체인 ‘소파스코어’ 기준 분데스리가 22/23 시즌 평점 7.42점을 기록, 팀 내 1위에 오를 만큼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시즌 내내 꾸준한 소보슬러이의 활약에 리버풀은 자연스럽게 관심을 보였고, 결국 7,000만 유로의 거액을 지불하고 그를 안필드로 데려왔다. 소보슬러이의 이적료 7,000만 유로는 라이프치히의 클럽 레코드로 기록됐다.


리버풀은 거액의 금액을 들여 무너진 중원의 새로운 엔진으로 소보슬러이를 선택했다. 리버풀은 소보슬러이의 어떤 모습에 매료된 것일까?




다양한 포지션 이해도


위르겐 클롭 감독 부임 후 리버풀은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컵을 노리는 팀으로 거듭났다. 모든 대회에서 우승한다는 것은 즉 모든 대회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는 것, 즉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다는 것을 뜻한다.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일관된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다양한 포지션의 수준급 자원들이 다수 필요하다. 소보슬러이는 이러한 리버풀의 니즈를 정확히 충족시켜 주는 선수이다.


소보슬러이의 분데스리가 21/22, 22/23 시즌 출전 포지션 / 출처 - 옵타 애널리스트


소보슬러이는 분데스리가에 모습을 드러낸 21/22 시즌부터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 왔다. 양쪽 윙을 비롯해 공격형 미드필더와 3선 중앙 미드필더 자리까지 그가 소화한 포지션은 총 6개에 달한다.


라이프치히와 리버풀의 전술은 분명 다르지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소보슬러이의 유틸리티 능력은 분명 많은 대회에 참가하는 리버풀에게도 큰 이점이 될 수 있다.




헤비메탈이 익숙할 전술 경험치


클롭 감독은 소위 ‘헤비메탈’이라고 불리는, 강도 높은 전방 압박과 빠르고 간결한 공격 전술을 선호한다. 안 그래도 거칠고 템포 빠르기로 유명한 프리미어리그에서 클롭 감독의 전술은 상당한 체력과 피지컬적인 강인함을 요구한다.


지금은 리버풀 중원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파비뉴가 이적 초기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것이나, 기대를 모으던 나비 케이타가 끝내 리버풀에서 자리잡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케이타처럼 자칫 잘못하면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소보슬러이에겐 크게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오히려 파비뉴의 사례보다 빠르게 적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전 소속팀인 라이프치히도 분데스리가에서 손꼽히는 강한 전방 압박 전술을 자랑하는 팀이며, 소보슬러이는 이미 2년간 팀의 주축으로서 해당 전술에 완벽히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데이터로도 확인이 가능한 부분이다.

소보슬러이는 분데스리가 22/23 시즌 경기당 평균 전력 질주 (31.7회)를 기록했다. 해당 기록은 분데스리가에서 2000분 이상 출전한 필드 플레이어 106명 중 11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그가 기록한 90분당 활동 거리 (10.8km)는 상위 50% 안에 드는 수치이다.


소보슬러이의 전방 압박, 공 소유권 탈취 및 슈팅까지 이어진 지점과 횟수 차트 (이는 리그 4위의 기록이다) / 출처 - 옵타 애널리스트


또한 소보슬러이는 분데스리가에서 수준급의 전방 압박 능력을 선보였다. 사진과 같이 소보슬러이는 상대 골문 기준 40M 안에서 39번의 공 소유권 탈취를 기록했고, 39번 중 8번의 탈취가 슈팅으로 이어졌다. 이는 분데스리가에서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라이프치히는 팀으로서도 분데스리가 22/23 시즌 기준 상대 골문 기준 40M 기준 소유권 탈취 기록에서 298번의 탈취를 기록하며 해당 부문 리그 3위를 기록했다. 오직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만이 라이프치히의 위에 자리할 만큼 시즌 내내 강한 전방 압박 전술을 구사했다.


요컨대 소보슬러이는 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전방 압박에 대해 이미 익숙한 상태다. 이보다 클롭 감독의 ‘헤비메탈’에 잘 어울리는 선수는 없다.




전방위적인 공격 관여도


리버풀은 모하메드 살라, 디오구 조타, 다르윈 누녜스, 코디 각포, 루이스 디아스 등 쟁쟁한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미드필더진의 잦은 부상과 부진으로 리버풀의 공격진은 22/23 시즌 내내 정상적인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이에 리버풀은 22/23 시즌 종료 후 벨링엄을 최우선 영입 대상으로 설정하고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레알 마드리드에게 밀렸다. 브라이튼에서 맥 알리스터를 영입하는 등 나름의 움직임을 보였으나 맥 알리스터는 공격적인 스타일로 분류되는 선수는 아니었다. 새로운 유형의 선수가 필요한 리버풀이었다.


22/23 시즌 분데스리가의 공격 관여 순위 / 출처 - 옵타 애널리스트


소보슬러이는 리버풀의 이러한 고민을 타파해 줄 수 있다. 소보슬러이는 분데스리가 22/23 시즌, 다니 올모, 크리스토퍼 은쿤쿠 등 라이프치히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을 제치고 팀 내 1위, 리그 4위에 해당하는 공격 관여 수치를 보였다.


위 순위표에서 분데스리가에서 매번 우승을 다투는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소속이 아닌 선수는 10명 중 라이프치히의 소보슬러이와 레버쿠젠의 무사 디아비가 유이하다. 라이프치히에서 같이 시즌을 보냈던 22/23 시즌 ‘키커’지가 선정한 분데스리가 공격형 미드필더 부문 NO.1에 빛나는 올모, 22/23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에 빛나는 은쿤쿠가 순위에 없다는 걸 생각한다면, 소보슬러이가 라이프치히의 공격에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끼쳤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다.


물론 프리미어리그는 분데스리가보다 수준이 더 높고, 중앙 미드필더로 뛸 가능성이 높은 소보슬러이 또한 라이프치히 시절만큼 많은 공격 비중을 가져가진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소보슬러이의 공격 가담 능력은 리버풀을 상대하는 팀들에게 또 하나의 고민거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소보슬러이가 리버풀에서 맡게 될 역할


리버풀은 기본적으로 4-3-3 포메이션을 애용한다. 공격형 미드필더를 따로 두지 않고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양 쪽 중앙 미드필더들이 공격과 수비를 활발히 오간다.


라이프치히 시절 오른쪽 윙이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소보슬러이지만, 22/23 시즌 주전 미드필더들의 부진이 눈에 띄던 리버풀에서는 4-3-3의 양쪽 미드필더 자리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버풀의 주전 미드필더로 분류할 수 있는 티아고는 잦은 부상으로 내구성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리버풀의 정신적 지주이자 주장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던 헨더슨은 33세라는 나이가 말하듯, 노쇠화의 기미가 역력한 상황이다. 수년간 꾸준하던 파비뉴까지 22/23 시즌 부상과 부진을 반복하며 23/24 시즌 반등이 불확실한 와중, 어느덧 주전 3명의 나이는 평균 31.3세에 달한다.


리버풀의 든든한 주장이지만 점점 노쇠화 기미를 보이는 헨더슨, 백업으로 분류되는 밀너 또한 뚜렷한 신체적 저하를 겪고 있다 / 출처 - 조던 헨더슨 개인 sns


23세에 불과한 소보슬러이는 30대가 넘어가는 주전 미드필더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공격 가담이 활발하고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공격 전개에 익숙한 그는 클롭 감독의 중원 고민을 덜어줄 적임자다.


또한 강력한 킥을 가진 소보슬러이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함께 리버풀에 양질의 세트피스를 공급할 것이다. 잘츠부르크와 라이프치히에서 그를 지도했던 제시 마치 감독은 소보슬러이를 “현대판 데이비드 베컴이다”라며 그의 킥력을 극찬하기도 했다.


소보슬러이의 22/23 시즌을 각 부문별로 점수를 매긴 표 / 출처 - 옵타 애널리스트


케빈 더 브라위너의 22/23 시즌을 각 부문별로 점수를 매긴 표 / 출처 - 옵타 애널리스트


위 표들은 소보슬러이와 세계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꼽히는 케빈 더 브라위너의 22/23 시즌을 각 부문별로 점수 매겨 나타낸 것이다. 언뜻 보더라도, 소보슬러이가 더 브라위너와 굉장히 비슷한 차트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그의 수준과 팀의 전술적 차이 등등으로 인해 해당 표만으로의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소보슬러이가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어쩌면 소보슬러이는 필리페 쿠티뉴 이후 다시 한번 안필드에 ‘마법’을 가져다줄 선수일지도 모른다.




"레드불, 날개를 달아줘요" 광고의 한 장면 / 출처 - 레드불 공식 홈페이지


소보슬러이가 뛰었던 잘츠부르크와 라이프치히의 모기업인 레드불은 “레드불, 날개를 달아줘요”라는 슬로건으로 유명하다. ‘도전’이라는, 레드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직관적이고 함축적으로 담아냈다.


리버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소보슬러이 / 출처 - 소보슬러이 개인 sns


선수 커리어 내내 레드불 산하 클럽에서 뛰었던 헝가리 청년에게도 레드불은 날개를 달아줬다. 레드불과 함께 성장한 청년은 이제 클럽에 7,000만 유로를 안기고 더 큰 무대에서 자신을 증명하려 한다.


그가 어디까지 날아오를지 지켜보는 것도 프리미어리그의 23/24 시즌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도미니크 소보슬러이, 이젠 그가 날아오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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