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모임
신사임당의 초충도를 그렸다. 전부터 히어리님이 초충도를 그려보자 했다. 번번이 넘어갔는데 이번엔 다 함께 그려보기로 했다.
그림을 그리지만, 나는 그림에 대해 아는 게 없다. 신사임당이 글과 그림을 잘했다는 정도가 내가 아는 전부다.
이런 내가 신사임당의 수박과 쥐를 그리며 느낀 점이라면 신사임당은 주변에 있는 것들을 찬찬히 봤다는 거다. 그리고 그것들을 표현했다는 거다.
세밀하게 묘사된 수박과 쥐는 신사임당의 정신세계가 보였다.
수박넝쿨로 표현된 하나의 우주,
그 안에는 수박, 쥐, 풀꽃들이 있고 그 위로는 호랑나비와 큰주홍부전나비가 날고 있다.
평화롭고 조화로워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이 평화와 조화 속에서 세상이 세 개로 분할된 불편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