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만/임희진

동시필사3

by 이경아

맑은 날만


임희진


오늘도 맑다

맑은 날이 계속된다

항상 맑으면, 사막이 된다*


절대 물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소금쟁이처럼

제 마음으로 한 걸음도 들어가 보지 못한

항상 웃는 아이는


오늘도 사막에 산다


아무도 오지 않아서

아무것도 깃들지 않아서


웃음 뒤에 가려진 목마름

아무도 모른다


계속 화창하다

맑은 날만



*스페인속담


웹진<비유>76호 2025년11.12월



'항상 맑으면 사막이 된다'는 스페인 속담이 마음에 남아 시가 됐나 보다.

항상 웃는 척하느라 자기의 진짜 마음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그 삶은 곧 사막이다.

계속 화창한 맑은 날은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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