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필사 5
도깨비감투
권영상
엄마, 이래도 제가 안 보이나요?
학원 가기 싫다는,
엄마 코앞의 제가 정말 안 보인다고요?
제 얼굴에 흐르는 눈물이
안 보이나요?
이 시간만 되면
힘없이 주저앉는 제 어깨가
안 보인다고요?
엄마, 제 얼굴 한번 비벼 보세요.
제 머리에 씌워 놓은 도깨비감투 한번
벗겨 놓고 보세요.
이래도 콩알만 하게
작아지는 제가 안 보인다고요?
<도깨비가 없다고?>中/사계절
도깨비감투의 반전이다.
기존 도깨비감투는 스스로 쓴다. 남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게 말이다.
여기서 도깨비감투는 엄마가 나에게 씌워줬다.
만능이고 장난꾸러기 같던 도깨비감투가 갑자기 외로움 속으로 떨어진다.
도깨비감투를 쓰고 있는 아이는 얼마나 외롭고 슬프고 답답할까?
우리는 또 누군가에게 도깨비감투를 씌워놓고 있지는 않는지....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곱씹을수록 마음이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