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필사 31
고양이
강경수
콩이는 우리 집 고양이
길에서 야용야용 울던 새끼 고양이
우리 가족이 산책 가다 만난
새까만 고양이 콩이
소파를 뜯고
사료를 갈취하는
장난꾸러기 고양이 콩이
그때, 그 길로 산책 가는 게
아니었는데
<다이빙의 왕>中/창비
시인은 '길에서 야옹야옹 우던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왔나 보다.
들뜬 마음이었을 테고, 잘 키울 자신도 있었을 거다.
하지만 정작 집안에 들여놓은 고양이 콩이 내 생각과 다르다.
'소파를 뜯고
사료를 갈취하는
장난꾸러기 고양이 콩이'다.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고양이 뒤치다꺼리다.
'그때, 그 길로 산책 가는 게
아니었는데'
후회한다.
누구랑 같이 산다는 건, 좋은 것만 있지 않다. 귀찮고 괴로운 일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 시의 매력은 후회한다는데 있다.
감정을 숨기거나 보태지 않은 날것이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