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창문/김개미

동시 필사 31

by 이경아

세 개의 창문


김개미


내 방 창문을 열면

옆집 마당이 있다


옆집 개가

우리 집 개 같네


내 방 창문을 열면

하늘이 있다


천천히 하늘을 나는 까만 새가

나 같네


내 방 창문을 열면

철길이 있다

창문이 터지게 기차가 지나간다


내 방이 장난감 같네



<오늘의 투명인가>中/스푼북



형식이 단순하다. 1연과2연이 3연과4연과 대구를 이룬다. 5연과6연은 대구를 어그러뜨려 우리의 추측을 빗나가게 한다.

시인은 방 안에서 창문을 여는 것만으로도 세상으로 나아간다.

처음엔 옆집 마당이, 그다음은 하늘이 보인다. 점차 세상이 확장된다.

옆집 개가 우리 개 같다가, 하늘을 나는 까만 새가 나 같기도 하다.

그러다 5연에 와서는 철길이 보인다. '창문이 터지게 기차가 지나간다'고 묘사했다. 히야, 소리가 절로 난다. 어쩜 이런 표현을 찾아냈을까?

내가 있는 이 방이, 우주라고 생각하던 방이 순식간에 장난감처럼 작아진다.

세상으로 나가면서 내 방은 장난감 같아진다.

창문을 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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