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필사 33
오줌 차이
김개미
오줌 싸는 건
몇 살 돼야 안 귀찮아?
엄만 40년 넘게
할머닌 70년 넘게
엄청 귀찮았겠다
오줌 쌌다고 생각만 하면
제자리에 가만히 있어도
오줌이 알아서 변기 안에 들어가면 좋겠어
그러자
엄마가 깜짝 놀랐다
그게 무슨 소리야?
오줌이라도 마려워야 회사에서 잠깐 쉬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오줌은 꼭 가서 싸야 돼
<오늘의 투명일기>中/스푼북
시가 이렇게 쉬어도 되나 싶을 정도다. 엄마와 나눈 이야기가 그대로 시가 되었다.
그렇지만 그리 간단한 시만은 아니다.
엄마의 고단함을 포착해야만 나올 수 있는 시다.
나하고 다른 사람은 생각이 정말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되는 시다.
오줌이라는 다소 코믹한 소재로 말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줌은 꼭 가서 싸야 돼.'
라는 연에서는
나이가 먹어서일까? 울컥한다.
사는 게, 돈벌이가 얼마나 퍽퍽한 일인가,
요새는 동시도 어려운 게 참 많다. 이렇게 쉽고, 또 분명하게 와닿는 시가 좋다.
이런 시를 문학성이 있다고 하나? 잘 모르겠다.
어떤 걸 문학적인 시라고 하는지 그것도 사실은 잘 모르겠다.
일단은 내가 읽고 좋으면 좋다는 식으로 시를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