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필사 34
등나무
김응
개구쟁이
등나무는
꼬불꼬불
재미난 일
찾으려고
몸을 비틀면서
올라간다
말썽쟁이
등나무는
까불까불
한눈
팔려고
몸을 비틀면서
올라간다
<똥개가 잘 사는 법>中/창비
이 시는 3연씩 쌍을 이뤄 댓구로 쓰였다.
아주 흔한 형식이고 오래된 방식이다.
그래도 재밌는 건, 등나무의 성질을 재밌게 표현해서다.
몸을 비틀면서 올라가는 개구쟁이, 몸을 비틀면서 올라가는 말썽쟁이가 손에 잡힌다.
등나무 안에 사는 꼬불꼬불 재미난 일 찾으려는 아이, 까불까불 한눈 팔려는 아이가 훤히 보인다.
'꼬불꼬불'과 '까불까불'이란 의태어를 찾음으로써 생동감을 얻고 색다름을 갖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