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봄이 춥고 눈까지 와?/김성은

동시 필사 39

by 이경아

무슨 봄이 춥고 눈까지 와?


김성은


나도

보들보들 살랑살랑 아롱거리는 새끼들만 있어서

소곤소곤 간질간질 키득거리고 살면 좋겠지만


휘이잉 쿵쿵쿵 씩씩대며 날뛰는 녀석도 있다

코끝을 알알하게 하고 눈물 쏙 빼는 참 매운

내 새끼다


<못된 말 장례식>中/창비


딱 지금 어울리는 시다. 입춘도 지났으니 보들보들 살랑살랑 아롱거리는 봄이 왔으면 좋겠지만

요새 날씨가 휘이잉 쿵쿵쿵 씩씩대며 날뛰는 녀석들 판이다.


이 시는 만져지지 않는 봄이라는 계절을 구체적 언어로 표현한 점이 좋았다.

온갖 의성어와 의태어를 동원했지만, 식상하지 않고 새롭다.


봄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면 진부했을 거다.

이 시에서는 두 얼굴의 봄을 모두 내 새끼라고 표현했다. 새로움을 더해 넉넉한 품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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