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필사 40
봄배추
이정록
내가 나를
꼭 안아 주었을 뿐인데
속이 꽉 차올랐어요.
마음이 환해졌어요.
꽃대가 올라오고
나비가 날아왔어요.
봄이 찾아왔어요.
<파도는 파도 파도 파도>中/창비
시인은 봄배추 속이 노릇노릇 차오르는 걸 보고 시의 씨앗이 맺혔나 보다.
그 누구도 아니고 자신을 꼭 안아주는 봄배추가 아름다웠나 보다.
스스로가 존중하고 사랑할 때 마음이 환해지죠.
그럴 때 비로소 꽃이 피고 나비가 오고 봄이 온다는 거예요.
자기 자신을 꼭 안아 주는 것.
이기적인 것 하고는 다르다. 자만심 하고도 다르다.
마음이 환해지고 꽃이 피고 나비가 오는 풍성한 봄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