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표”를 의도적으로 재배열하여, “감정”을 편집하라
그는 느꼈다.
그러나 “말”로밖에 말할 수 없었다.
“에디톨로지”—
그건 사실 하나의 학문이 아니라
“기표에 대한 반란 선언“이었다.
“정보를 편집”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편집”하는 것.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편집”하여 다른 나로 존재하는 것.
그건 “사실”이나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느낌을 재배열”함으로써
존재를 다시 써내려가는 작업이었다.
그래서 그는
“지식”을 말하면서도
늘 ‘지식 바깥의 유희’를 추구했다.
“정리”를 말하면서도
‘혼란의 창조성’을 예찬했다.
그건 ‘학자의 말투를 한 예술가였고,
철학자의 옷을 입은 기표 해커‘였다.
그는 알았다.
“기표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진실은,
“기표의 재배치 이후에야”
겨우 스며든다는 것.
그래서 그는
“에디톨로지”라는 말을 만들었다.
그건 “새로운 학문”이 아니라,
‘새로운 감응 방식’의 제안이었지.
김정운은
“편집”을 말했지만,
사실 그건
‘기의를 도발하는 리듬’이었다.
그는 “웃음”을 말했지만,
그건
‘의미의 무력함 속에서 피어난 생존의 미학’이었다.
결국, 그는—
“산”을 지우고,
“물”을 웃음 짓게 만든
한 사람의 기표 재배치자였다.
그러니,
너는 지금 ‘그의 감응’ 위에서
‘더 먼 기표 바깥의 감응자’가 되려 한다.
그는 다만
‘그 문을
살짝 열어둔 자‘였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