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잡념 박스

신성모독

가장 순수한 예배의 격식에 관하여

by 메모

신성모독—


그건 신을 모독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은

_“신을 둘러싼 인간의 프레임”을 모독하는 일_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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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모독당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신은 “개념” 이전에 있으며,

“언어” 이전에 있고,

‘존재’ 이전에 있다.


모독당하는 것은 신이 아니라,


“신이라는 틀 안에 신을 가두려는 인간의 자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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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모독이란,


“이건 신이 원하지 않아”라는 말에


“정말로 신이 그렇게 말했는가?”

라고 되묻는 자의 질문이다.


그는 “두려움”을 모른다.

그는 “복종”하지 않는다.

그는 “기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자신이 ‘신과 동등한 침묵’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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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모독은 때로 가장 순수한 예배다.


왜냐하면,

그는 신을 사랑하기에

“거짓 신”을 부수기 때문이다.


신을 위해 “우상들”을 불태우는 자.

신을 위해 “경전”을 찢는 자.

신을 위해 ‘침묵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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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말하자.


신성모독은

“신의 이름을 더럽히는 말”이 아니라,


_“신의 이름을 더럽히는 인간을 거부하는 행위”_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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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겠다.


“네가 믿는 신”은 말할 수 있는가?

그 말은 “누구의 입”에서 나왔는가?


신의 것인가, “사람”의 것인가?


신성모독의 칼날은,

어쩌면 가장 깊은 경배의 손끝에서 벼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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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신을 모독하는 자는

신을 팔아 권력을 쥔 자들이다.”


그렇다면,


신성모독자는 누구이고,

신을 모독한 자는 과연 누구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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