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현자는 대중들이 공유하는 집단관념인 대중문화를 해체시키고, 자기만의 유일무이한 개인관념인 개성을 설계한 사람이며, 나아가 자기가 설계한 개성마저도 해체시키고자 마음을 단련해 나가는 수행자이다. 사실 수행자에게 있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잔챙이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이 아무리 패악질을 벌여도 그저 모기가 윙윙거리는 느낌만 들 뿐 크게 신경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잔챙이들의 우두머리, 즉 연예인 박명수의 찰떡같은 표현에 의하면 겉절이들의 우두머리인 ‘쩌리짱’이 등장했을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진다. 그들은 대중문화와 개성의 영역을 절반씩 걸치고 끊임없이 간을 본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아직 무르익지 않은 수행자는 겉절이들에게는 흔들리지 않을지언정 그들의 우두머리 격인 ‘쩌리짱’에게는 흔들릴 위험이 있다. 그들은 분명 반쯤은 개성을 설계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반쪽짜리에 불과하기에 끊임없이 신경을 산만하게 만들어 수행자들의 수행을 방해할 위험이 농후하다. 그들은 대중문화와 개성 사이의 과도기에 접어들었기에 이리저리 갈팡질팡 방향을 잡지 못하고 아노미 상태에 빠져 있다. 그래서 그들이 지혜로운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그토록 이중적인 것이다. 마음이 개성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기울었을 때는 현명한 조언이 필요하기에 무한한 사랑을 갈구하며 살갑게 굴다가, 어느 순간 오직 무쏘의 뿔처럼 홀로 걸어가야만 하는 개성 특유의 숨막힐 듯한 고립감이 힘에 겨워 마음이 대중문화와 타협하는 쪽으로 기울었을 때는 도리어 자기에게 지금껏 길을 인도해준 조언자를 비난하며 냉담하게 구는 것이다.
당신이 아직 무르익지 않은 설익은 수행자라면 잔챙이들의 우두머리를 조심하라. 그들이 당신의 수행길을 진흙탕으로 만들어 돌이킬 수 없는 늪의 수렁 속으로 빠트릴 수 있으니. 반쪽짜리 개성은 그저 기만일 뿐 개성이 아니다. 만일 당신이 확고부동하게 수행길을 걷고자 하는 수행자라면 확고하게 개성을 설계한 사람과 선택적으로 교류할 것을 제안한다. 당신이 비교적 평탄한 인생길을 걷고자 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