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품격과 경청의 기술

설계!

by Edit Sage

제아무리 좋은 내용도 극단적인 어조나 극단적인 감정을 섞어 말한다면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한다. 원래 취지에 걸맞지 않게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만들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말하기 방식 후에 남는 것은 왠지 모를 찜찜함과 죄책감 뿐이다. 나의 세계관을 펼쳐보이기 위한, 품격을 드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진 대화가 죄책감으로 끝을 맺게 되면서 오히려 나의 세계관을 축소시키고 품격을 훼손하는 결과가 되는 격이다.

대화를 할 때는 상대방의 의식의 흐름과 발맞춰 부드럽고 온화하게 나아가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고 독불장군식으로 대화를 밀어붙인다면 제아무리 좋은 사상도 휴지조각으로 변해버리는 현상을 눈앞에서 보게 될 것이다. 나아가 투박한 대화방식으로 인해 더 지혜로운 사람과 덜 지혜로운 사람의 입장이 뒤바뀌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맺을 수도 있다. 세련된 배려형 대화방식과 경청의 자세를 훈련하여야 할 이유이다.

경청의 기술, 그것은 나를 낮추면서 나의 품격을 드높이는 역설적인 기술이자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그가 자발적으로 자기의 정보를 노출하도록 유도하는 고도의 첩보기술이다. 즉 경청은 자연스럽게 나를 숨기면서 상대방을 노출시키는 고급스러운 대화기술이다.

경청의 기술을 갖추려면 자기표현욕구를 자제할 줄 아는 자제력과 상대방이 표현하는 맥락을 정확히 캐치할 줄 아는 정밀한 이해력, 그리고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자기의 정보를 노출하게끔 유도하는 배려형 지성이 필요하다. 요컨대 자제력과 이해력과 배려형 지성이 절묘하게 결합된 고도의 능력이 바로 경청능력이다. 이 중 하나라도 갖춰지지 않으면 경청은 불가능하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대화’의 상대방을 전제로 한다. 대화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과는 대화를 멈추고 스리슬쩍 물러서는 것이 좋다. 그런 사람과 말을 주고 받다보면 벽에 대고 자기 혼자 독백하는 것보다 못 한 결과만을 초래하기에. 나의 영혼이 협소한 공간으로 쪼그라드는 경험을 하기 십상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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