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관심을 받고 싶어. 너의 부정적 관심이라도 받고 싶어. 마치 대중의 관심을 받는, 유명세에 시달리는 연예인처럼 그것을 배척하는 나의 도도한 자기상을 확보하기 위해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
-너가 질투가 나. 너를 뛰어넘고 싶어. 그러나 그것은 너무 힘이 들어. 모진 노력이 필요하니까. 그래서 나의 의식에서 너를 작은 존재로 만들겠어. 너를 깎아내리겠어.
“너의 목소리가 들려.”
-너의 목을 치고 싶어. 나의 열등감을 자극하니까. 하지만 나의 체면이 상하고 싶지는 않아. 내가 초라해지거든. 그래서 너의 목을 칠 명분이 생기길 기다릴거야. 합법적으로 너의 목을 치기 위해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
-너를 동경해. 너에게 관심이 가. 하지만 관심을 표명하는 순간 나는 작은 존재가 되고 말거야. 그래서 나는 너에게 관심 없는 척을 할거야. 너에게 냉담하게 굴거야. 질척이는 것은 매력 없거든.
“너의 목소리가 들려.”
-나는 원래 그래. 나는 원래 이기적이야. 근데 그것을 아니? 인간은 원래 모두 이기적이라는 사실을. 비록 너에 비해 내가 더 이기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봐야 도토리 키재기 아니겠어? 제발 날 좀 합리화할 수 있게 내버려둬.
“너의 목소리가 들려.”
-철학 서적을 읽고 있는 내가 너무 멋져.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내가 너무 멋져. 일류 기업에서 일하는 내가, 전문직군에서 일하는 내가, 대중의 선망을 받는 내가 너무 멋져. 비록 나의 존재는 작아지고 있지만 상관 없잖아? 대중은 나를 선망하거든. 인기는 다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어?
“너의 목소리가 들려.”
-어떻게 너가 나에게 이래. 비록 나는 너에게 그럴 수 있지만 그건 우리 모두를 위해서야. 하지만 너는 너만을 생각하잖아. 내가 나만를 생각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아. 왜냐하면 나는 멋지기 때문에.
“너의 목소리가 들려.”
……
너의 목소리가 들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나’의 목소리가 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