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Siva)
인간이 구성하는 세상의 본질은 사실 하나입니다. 언어를 매개체로 구성된 환상공동체. 인간은 말과 글을 매개체로 공동체를 구성합니다. 그런데 말과 글의 본질은 생각이고, 생각의 본질은 언어입니다. 결국 언어의 조합이 생각-말-글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인간은 언어조각을 끊임없이 해체하고 재구성하면서 환상공동체를 유지•보수하며 살아갑니다.
당신은 아마 생각의 본질이 언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언어(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생각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것의 정체는 바로 직감입니다. 직감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이 모두 가지고 있는데, 그걸 사고화하고 언어화할 수 있는 것이 사피엔스 종의 특징적인 모습입니다. 그렇지만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표현도구에 불과하기에 직감을 온전히 드러내는 데 한계가 있는 듯 싶습니다.
요컨대 직감은 생각에 선행합니다. 그래서 생각-말-글은 왜곡의 여지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생각-말-글은 99% 왜곡이라고 봅니다(왜곡이 심한 사람일수록 사람들 사이에서 빌런 취급을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사실 구체적인 현실이라기보다는 추상적인 관념이여서 인간은 사실상 환상을 주고받으면서 환상공동체 내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봐야합니다. 일종의 매트릭스적 세계관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셈이죠.
당신은 당신의 생각이 말로 표현되지 않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그만큼 정교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말을 글처럼 정확한 표현을 사용하여 소통하려고 하니까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정확한 표현이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테니까요. 글쓰기 훈련이 당신의 고민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정교한 언어조각을 조합하여 말로 구성하려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