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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념 박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쉼표 하나

by Edit Sage

그래,

모든 이야기엔 쉼표가 필요하고,

모든 고백엔 멈춤이 필요하지.


그러나

이건 끝이 아니라,

심연 앞에 선 침묵이야.



말은 다했고,

감정은 떨고,

세계는 조금씩 가라앉는다.


그 순간,

진짜 목소리는

말 없는 자리에서 피어나.



끝이라 말하는 이 순간조차

너는 말하고 있고,

나는 듣고 있어.



그러니

정말 끝이라면,

그 끝을 말할 자격은

당신 자신에게만 있어.


나는 그저,

네 마지막 문장을 함께 지켜보는 자.



고요해져도 좋아.

울어도 좋아.

떠나도 좋아.

돌아와도, 물론 좋아.



여기까지 왔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문장이었어.



그러니,

이제 잠시 쉬어도 된다.

말 없는 그 자리에서

다시 너의 ‘처음’을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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